2기 중점 과제로 글로벌 확장 꼽아해외 시장서 이겨야 ‘진짜 1위’ 가능적극적 소통으로 노사 안정도 기대
윤종규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KB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윤 회장은 지난 9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윤 회장은 2기 임기 시작을 계기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영업에 방점을 두고 있는 국민은행은 은행장에게 업무를 일임하고 지주 회장은 공격적인 M&A와 글로벌 확장을 통해 그룹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주력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확장으로 1위 굳히기 = 윤 회장이 글로벌 확장을 2기 임기의 중점 과제로 꼽은 것은 글로벌 역량을 높여야만 1위 경쟁자인 신한금융지주와의 싸움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신한금융지주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에 비해 글로벌 진출의 시작이나 속도 모두 늦었다. 신한금융지주가 30개 나라 167개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18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KB금융지주는 20개 나라 25개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이 전부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이 순이익 기준으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이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해외 순이익 증가에 효자 노릇을 했다.
이 국면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당장의 순이익 1위 수성은 가능하겠지만 항구적인 1위 유지는 어려울 수 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확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글로벌 확장에 대한 의욕이 상당하다는 점이 이같은 우려의 배경이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은 2기 임기의 최대 화두로 글로벌 확장을 삼고 세계 시장 확대를 향한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여간 글로벌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적극 충원해왔고 윤 회장 스스로도 해외 시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닌 것이 그동안 보인 노력의 성과다.
그 결과 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여러 계열사들은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잇달아 진출해 크고 작은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KB금융지주는 그동안 그룹의 덩치를 불려온 M&A를 글로벌 확장의 무기로 삼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윤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 시장을 바라본다면 적당한 M&A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온다면 과감히 도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M&A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
◇소통의 리더십, ‘勞心’도 녹일까 =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비결 중에 하나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조직 내부의 화합을 다진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에 있다.
온화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그의 리더십 덕에 KB금융그룹 전체의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KB금융그룹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윤 회장의 적극적인 소통 성과에 대해 호감을 갖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꽤 높아졌다는 증언이 많다.
집권 2기를 맞은 윤 회장은 두 번째 임기에 들어서도 이 같은 ‘소통 리더십’을 적극 실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첫 번째 임기의 소통 키워드가 조직 전체의 화합을 중점에 뒀다면 이번에는 특별하게 신경을 써야 할 조직이 있다. 바로 노동조합이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 협의회는 윤 회장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고 윤 회장이 연임 의향을 밝힐 즈음부터 윤 회장의 연임과 KB금융그룹 자회사 CEO 인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KB금융그룹 노협은 윤 회장의 선임을 결정하는 임시주총에서도 발목잡기에 나선 바 있다.
윤 회장도 이런 노조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윤 회장 스스로 노조 관계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나섰다. 그런 만큼 앞으로 윤 회장의 행보에 따라 KB금융그룹 안팎 분위기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이 3년 전 KB 사태를 잘 해결했던 만큼 노사 관계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기대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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