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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임··· “영원히 ‘현중인’으로 살 것”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임··· “영원히 ‘현중인’으로 살 것”

등록 2017.12.29 17:08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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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회사(가칭)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이 올해 말로 부회장직을 사임하며 40여년간 정들었던 회사를 떠내게 됐다. (사진=뉴스웨이DB)현대중공업지주회사(가칭)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이 올해 말로 부회장직을 사임하며 40여년간 정들었던 회사를 떠내게 됐다. (사진=뉴스웨이DB)

2018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회사(가칭)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올해 말로 부회장직을 사임한다.

2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권오갑 부회장은 이날 ‘현대중공업 부회장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회사 대표이사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사업재편, 대외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난 달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됐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지주회사로 사명을 바꿀 예정이다.

그는 “2019년 9월 부임한 뒤 햇수로 4년을 여러분과 함께 했다”며 “돌이켜 보면 지난 4년은 오직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매진했던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입사 이래 지난 40여년을 그렇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영원히 ‘현중인(現重人)’으로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갑 부회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대표적인 복심(復心)으로 2014년 비상경영체제 당시 현대중공업 대표와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장을 겸하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취임 후 2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현대로보틱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권 부회장은 “우리 선배들이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 낸 수많은 자산들을 매각했고 이익을 내지 못한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해야 했다”며 “현대중공업 이름 아래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뺴놓지 않았다.

그는 “오일쇼크를 극복해 내고 조선업계 세계 1위에 올랐던 1983년, 우리 회사는 삼성전자나 LG, 현대자동차보다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에서 훨씬 앞선 한국 제1의 회사였다”며 “하지만 우리의 안일함으로 인해 뿌리내린 여러 가지 불합리한 결정, 잘못된 관행들이 오늘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단이나 모기업의 지원을 통해 자금 확충에 나선 동종업계 경쟁사들과 달리 우리 회사는 누구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며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기 탈출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이, 내년 한 해의 어려움만 이겨내면 우리는 새롭게 도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새로운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제2의 도약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11월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자문역으로 위촉된 데 이어 권오갑 부회장마저 사임하면서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선 강환구 사장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지게 됐다.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권오갑 부회장과 함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강 사장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자구계획 이행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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