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분할 재상장 이후 주가 지속 빠져···반토막 수준지주사로 지분 모은 정몽준 이사장 지분가치는 오히려 증가현대重 1조3천억 유증 발표 다음날엔 28% 하락···개인 ‘멘붕’
특히 현대중공업이 지난 26일 장마감 후 1조2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내년에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당일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를 기록하더니 다음날은 28% 이상 급락한 채 장을 마감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뿔나게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회사 분할 및 지주사 전환 결정해, 올해 4월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지주 전환을 통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로보스틱스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의 분할사의 최대주주로 지배구조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섰다.
분할 전 정몽준 이사장은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은 10.15%에 불과했으나 지주사 전환을 통해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25.80%까지 늘렸다. 이를 위해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기명주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 공개매수 후 자사 신주를 배정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청약에 응한 주주로부터 해당 3사의 주식을 현물 출자받고, 이에 대한 대가로 현대로보틱스의 기명주 보통주를 신주로 발행해 다시 주주들에게 부여하는 방식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424만6196주가 신주발행 됐는데 정 이사장은 이중 보유한 3사 주식 1조2000억원 가량을 현물 출자해 297만9567주를 배정받아 최대주주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12월 평균거래가(약 38만8000원)로 계산할 경우 정 이사장이 보유한 현대로보틱스의 지분가치는 약 1조6300억원 정도다. 분할 전 주권 거래정지일 기준(3월 30일) 현대중공업 주가로 계산했을 당시 지분가치 1조2700억원 대비 3300억원 정도가 불어났다.
직접 지분 가치 외에도 간접 지분가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대로보틱스가 보유한 현대중공업의 주식은 1577만3391주(27.84%)로 약 1조5800억원 수준이다. 로보틱스는 일렉트릭과 건설기계 주식 35.62%와 32.11% 등도 함께 보유 중이다. 해당 지분 가치는 4300억원, 5300억원 수준이다. 직‧간접 지분가치를 모두 합칠 경우 2조5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현대중공업 자회사 및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하이투자증권 까지 합치면 지분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때는 추가로 지분가치가 상승이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이 지분 91%를 가진 비상장사로 기업가치가 약 7조원으로 평가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계속된 주가 하락에 눈물 바람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도 업황 회복 기대감 및 지주사 전환에 힘입어 18만원대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10만원 턱걸이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차입금 상환 및 R&D(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한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 물량 부담에 의해 전일에는 28.75% 거의 하한가에 가까운 낙폭을 나타냈다. 앞으로의 주가 전망도 암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물량 부담 및 잇따른 유상증자로 인한 신뢰 저하로 인해 조선업 전반의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유상증자에 날벼락을 맞은 건 현대중공업만은 아니다. 같은 날 현대미포조선 역시 적자 전망에 따라 14% 이상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지난 8월 기록한 신고가 대비 60% 이상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유상증자 여파로 전일엔 10만3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일렉트릭도 지난 9월 대규모 유상증자 및 유상증자 결정으로 꾸준히 주가가 감소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 소액 투자자는 “4분기 실적 호조를 기대했는데 과도한 유상증자로 지분 가치가 크게 줄었다”며 “차입금 상환을 영업이익이 아닌 주주들 손을 빌려 갚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개인는 “왜 굳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지 알 수 없다”며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는 이미 예견됐던 일로 호재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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