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후임 부위원장 인선을 논의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부위원장 후보 1순위로 곽 위원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61년 전남 진도 출신인 곽세붕 상임위원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미국 샌디에고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행정고시 3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해 공정위에서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시장분석과장, 소비자정책과장, 경쟁정책과장, 대변인, 소비자정책국장, 경쟁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가 소비자정책국장 시절 선보인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비교공감’은 대표적 업적으로 꼽힌다. 비교공감은 등산화부터 드럼세탁기 기능세제, 건전지, 자외선차단제,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의 비교실험결과를 공개하며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곽 위원은 공정위법뿐아니라 표시광고법에도 동의의결제를 도입했다.
특히 곽 위원은 지난 2016년 삼성 순환출자고리 해소 과정에서 일어난 ‘외압’에 반기를 들었던 인물이다. 최종적으로 공정위 결정이 번복됐지만, 로비 과정을 기록에 남기도록 지시하면서 ‘삼성특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공정위는 삼성 처분주식 대상이 500만 주라고 발표했지만, 특검 수사과정에서 공정위가 원래 처분대상이 1000만 주란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김학현 부위원장이 당시 경쟁정책국 곽세붕 국장과 김정기 과장, 석동수 사무관에게 “1000만 주로 통보는 절대 안 된다”고 재검토를 지시하며 이 일을 전원회의서 논의하자고 했다.
곽 국장은 정재찬 위원장에게 “실무자들 의견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구두 통보는 했지만 문서 통보를 못한 게 문제될 수 있었다”며 “통보가 왜 지연됐는지, 전원회의에선 변경됐는지 등을 기록으로 남겨야 실무자들이 다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일지는 결정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당초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쪽에 뇌물을 건넨 목적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 하나로만 판단했다. 그러나 공정위 압수수색 때 일지와 관련 검토보고서 등이 나오면서 ‘부정한 청탁의 대가’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으로 정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곽 위원은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리더쉽도 강해 따르는 후배들도 많다”면서 “공정위 내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주 사표를 제출했다. 신 부위원장은 임기 2년을 남겨놓고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6개월 만의 첫 1급 이상 고위직 인사다. 공정위는 부위원장을 비롯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 고위직들에 대한 대폭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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