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추천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 실적개선·주가 상승 등 성과 인정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 속도낼 듯내부화합·금융당국 관계개선 숙제
22일 하나금융 회추위는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 측은 이날 최종후보군(숏리스트)에 오른 김정태 회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 3명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과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김 회장이 최적임자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27일 첫 회의로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한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달 4일 27명의 후보군을 꾸린 뒤 9일 회의에서 이를 16명으로 압축해 면접을 실시했다. 이어 16일에는 면접 평가를 토대로 내부인사인 김정태 회장과 외부인사인 최범수 대표, 김한조 이사장으로 구성된 숏리스트를 발표한 바 있다.
회추위가 최종 결정을 내림에 따라 김 회장은 3연임을 향한 최종 문턱을 넘어선 셈이 됐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거치면 그는 본격적으로 새로운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회추위가 행원부터 금융지주 회장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성장해온 김 회장의 이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은 경남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에 발을 들인 인물이다. 1986년 신한은행에 잠시 몸담았다가 1992년 하나은행 창립구성원으로 합류하면서 하나금융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김 회장은 하나은행에서 중소기업부장과 지방지역본부장, 가계영업점 총괄 본부장 등을 맡아봤으며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 등을 거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에 2012년에는 하나금융 회장에 선임됐으며 지난 2015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성사시킨 것도 그의 대표적인 경영성과로 꼽힌다.
이러한 이력에서 보여지듯 금융권 안팎에서 김 회장은 행원에서 출발해 은행장과 회장까지 역임한 ‘샐러리맨 신화’로 유명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몸담은 ‘금융 전문가’로도 통한다. 그리고 김 회장이 인정받기까지는 소탈한 성격의 리더십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원만한 성품으로 선후배 은행원 사이에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도 그간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쳐온 게 사실이다. 주가나 실적 등 재임 중 일궈낸 각종 성과를 감안한다면 연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1조541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순이익행진을 이어갔고 주가 역시 19일 종가 기준 5만5500원을 기록하며 경쟁 금융그룹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글로벌금융그룹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한 은행 신축본점을 지난해 완성했으며 청라에는 인적·물적 IT인프라를 통합한 그룹통합데이터센터까지 구축했다.
외부에서는 이번에 김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음에 따라 하나금융의 성장전략이 더욱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 금융그룹을 따라잡을 만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겨진다.
아울러 회장 인선 과정에서 다소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한편 급격히 경색된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되돌리는 것 또한 3연임을 앞둔 김 회장의 숙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김 회장도 신년사에서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는 뜻의 ‘안불망위(安不忘危)’를 경영화두로 제시하며 협업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룹 내외적으로 협업을 강화해 자산운용, 신탁, IB, 글로벌, 미래금융, 비은행부문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경쟁사 대비 열위인 상황이지만 서로를 믿고 협업해 실력을 키운다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2018년을 잘 견뎌내고 실력을 축적해 나간다면 2019년에 위기가 오더라도 하나금융에겐 글로벌 일류 금융그룹으로 나아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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