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연이어 방문 ‘무계좌 송금 서비스’ 본격 론칭하고 농기계 유통 연계한 금융사업도 구상 ‘동남아 금융벨트’ 구축 통해 글로벌化
29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이달 23일 출국한 김용환 회장은 베트남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을 둘러본 뒤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김 회장은 현지 기업과 만나 다양한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출장을 계기로 앞서 수립한 글로벌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농협금융 측은 기대하고 있다.
먼저 김용환 회장은 지난 24일 베트남 현지 최대 은행 아그리뱅크(Agri Bank)와의 ‘무계좌 송금서비스’ 론칭을 시작으로 동남아 현장경영을 본격화했다.
농협금융과 아그리뱅크의 ‘무계좌 송금 서비스’는 은행 계좌 보유비중이 낮은 베트남인의 특성에 착안한 서비스다.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고국의 가족에게 송금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존 중계회사 대신 두 은행간 직접 송금 방식을 택해 훨씬 저렴한 수수료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양측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는 은행간 협력 외에도 보험, 증권, 카드, 리스, 소비자금융, 핀테크 등 비은행부분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그 일환으로 분야별 TF를 구성해 인력교류, 공동투자, 상품개발 협력 등 전략적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김 회장은 지난 26일에는 미얀마 재계 1위 그룹인 HTOO그룹과도 사업협력 MOU를 맺고 농기계 유통과 연계한 금융사업 협력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1분기까지 사업추진 TF를 꾸려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HTOO그룹에 농협경제지주 계열사인 농우바이오와의 종자 유통·판매사업 협력도 전개토록 주선함으로써 금융이 실물을 이끌어가는 범농협 글로벌 시너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이번 일정의 마지막 방문지인 캄보디아에서는 우정통신부 관계자와 만나 공고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한다. 캄보디아 우정통신부 측은 지난해 12월 농협금융을 찾아 금융업 진출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현지 소액대출업과 우체국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농업금융 사업모델을 함께 검토키로 했다.
여기에 농협금융이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전문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막바지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 회장의 방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처럼 농협금융이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해외 거점 확보라는 자체적인 목표와 농협의 농업 노하우를 원하는 현지의 니즈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 해외 사업이 가능해진 농협금융은 비록 타 금융그룹에 비해 글로벌 진출 시점은 늦었지만 농업과 금융 융합형 전략으로 열세를 극복해왔다. 이를테면 농산물·농자재 유통을 무역금융과 결합하고 현지 협동조합과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농협금융이 미얀마 HTOO그룹과 농우바이오의 협력을 주선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농협금융은 해외진출 방식도 사무소·지점 등 전통적 사업 관행에서 탈피해 합작·M&A 등으로 다각화했다. 그 결과 김용환 회장 취임 이전 3개 뿐이던 해외점포는 지난해말 기준 14개로 4배 이상 늘어났다.
향후 농협금융은 동남아지역에서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글로벌거점을 대폭 확충해 종합금융형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금융그룹, 협동조합 등과 협력해 손해보험, 농기계 리스, 소액대출사업 등 비은행부문 거점을 확보하고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는 소액대출업을 중심으로 농기계 할부금융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금융은 현재 3% 수준인 그룹 내 해외사업 비중을 2022년엔 1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이와 관련 김용환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글로벌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착실한 실행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장점과 지속적인 CSR활동을 무기로 글로벌 사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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