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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호반, 3위 대우 삼키다

[대우건설 매각]13위 호반, 3위 대우 삼키다

등록 2018.01.31 15:36

수정 2018.01.31 17:0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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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즉시, 10.75%는 2년 뒤 인수 조건 실사·주식매매계약 거쳐 여름께 계약종료“분할 매각은 2016년 이사회 결의 사항”“호남기업 특혜, 헐값 매각 시각 부적절”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최종 선정됐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사가 3위의 대우건설 인수를 목전에 둔 것이다.

31일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앞서 본입찰에 단독으로 뛰어든 호반건설은 매각대상지분 중 40%(1억6600만주)는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4500만주)는 2년 뒤 추가 인수를 위해 산은에 풋옵션을 부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산은 측이 직접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매각가격은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3개월여간 계속된 대우건설 인수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산은은 매도자 실사를 거쳐 지난해 10월13일 대우건설 주식매각을 공고했으며 11월에는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평가기준을 충족한 3개 입찰적격자 중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최종입찰에 참여해 결국 대우건설을 손에 넣게 됐다.

산은 측은 오는 2월께 호반건설과 MOU를 체결한 뒤 매각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정밀실사와 주식매매계약 등 일정을 감안하면 올 여름에는 거래가 완전히 종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광주 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견건설회사다.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989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시공능력평가 13위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을 거머쥔 호반건설이 단숨에 5위권으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외부에서는 대우건설의 헐값 매각과 특정기업 밀어주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최종 계약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산은은 지난 2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정을 미뤄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장은 “2016년 이사회에서 매각 추진을 의결했을 때 일부 지분 매각도 가능하다는 부분을 함께 결정한 바 있다”면서 “산은이 지분을 매각하는 게 최대 목적이었던 만큼 분할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의 니즈를 감안해 이 부분을 의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서는 “이번 매각가격이 처음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들였던 3조6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주가를 감안하면 입찰가액이 30% 정도 붙은 가격으로 형성돼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10%의 지분을 남겨둔 배경에 대해서는 “대우건설의 조속한 안정화를 지원해 불안요소를 해소하고자 풋옵션 조건을 내건 것”이라며 “호반건설 측이 산업은행과 같이 가기를 원했던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영삼 부문장은 “예비입찰에서 평가기준을 충족한 3개 입찰적격자 중 호반건설이 유일하게 최종입찰에 참여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호남기업 특혜의혹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이밖에 전 부문장은 앞서 매각을 반대해온 대우건설 노조를 향해서도 “사전에 거래 조건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한 것은 비밀유지 협정 때문”이라며 “호반건설과의 MOU 체결 전에 노조와 만나 충분히 설명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전 부문장은 “호반건설의 건실하고 탄탄한 재무능력과 대우건설의 우수한 기술력, 전문인력이 결합될 경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면서 “대우건설-호반건설-산업은행 3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원만한 거래종결과 안정적인 지배구조 변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은 측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주요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자평하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중소·중견기업 성장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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