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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 회장의 대우건설 사용법

[대우건설 매각]김상열 호반 회장의 대우건설 사용법

등록 2018.01.31 16:26

수정 2018.02.05 10:22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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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후 CEO·CFO 교체 수순구조조정 자제, 유화책 전면에해외사업 리스크 관리에 집중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

"M&A능력은 확실하게 증명됐다. 이젠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줘야할 때다. 그의 지략 수준에 따라 승자의 저주가 될지, 최고의 시너지가 나게될지 결정될 것이다."(건설업계 관계자)

건설업계 3위 대우건설을 품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호남지역 지역구 건설사로 자본금 1억원, 직원 5명으로 시작해 자산총액 7억원, 재계순위 47위 반열에 오른건 시작에 불과했다. 호반건설 보다 규모가 10배가 넘은 대우건설을 삼키는 등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은 그 규모와 레벨에서 호반과는 체급 차이가 적지 않게나기 때문. 김 회장이 호반과 대우의 각자 독립경영 체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EO CFO 등 수장 교체로 서서히 최측근 심복을 심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해외수주 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장기인 주택사업은 물론 기획 인사 조직 등 전체 조직을 정중동 형태로 장악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3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이 품은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은 덩치 부터가 다르다. 정부가 고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만 보더라도 대우건설은 3위, 호반건설은 13위다. 지난해 호반건설은 평가액이 2조4521억원에 그친 반면, 대우건설은 8조3012억원에 달했다. 액면적인 몸집 면에서만 3배 가량 체급차이가 나는 것.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면 간극은 더 벌어진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016년 자체사업을 비롯한 주택사업의 매출액은 1조 1306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1조 1816억 원)의 97.4%에 해당하는 액수다. 반면 토목은 전체의 2.6%에 불과한 297억 원에 그쳤다.

반면 대우건설은 토목과 건축, 주택, 플랜트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실적도 특정 사업에 편중돼 있지 않다. 2016년 기준 대우건설의 공종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주택부문이 3조 5046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31.6%의 비중을 차지했다. 플랜트부문 2조 7917억 원(25.1%), 건축 2조 2808억 원(20.5%), 토목 1조 2207억 원(11%), 해외사업 1조 11761억 원(10.6%) 등이 뒤를 이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운영할 노하우가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렇다보니 김상열 회장이 대우건설을 어떻게 장악해나가면서 그만의 사용법을 구사할지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우선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종합건설사를 꿈꾸고 있는 김 회장으로선 자신의 경영철학을 대우 시스템에 적용할 체제정비작업부터 해 나갈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대우건설 CEO교체 전망이 가장 대표적이다. 일단 수장부터 교체하는 등 경영진 재정비에 나서 자신의 뜻이나 생각, 의지를 대우 시스템에 심어나갈 체제부터 갖출 것으로 보인다. 사세 확장을 비롯해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재무본부 장악이 중요한 만큼 CFO도 그가 가장 신임하는 최측근 등이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반면 대우건설 직원 구조조정 등 직원들의 반발을 살만한 행보는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자존심 강한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건드려서 인수 초반부터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의미다. 호반을 강력 반대하고 있는 대우건설 노조도 되도록 보듬고 안고 가기 위해 대화에 나서는 등 유화정책을 먼저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해외건설 부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존 대우건설이 국내 주택사업에선 푸르지오를 앞세워 큰 수익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 했으나, 해외 플랜트나 토목 건축사업 등 해외 사업에선 죽쑨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공격적인 수주를 지시하기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성 위주 수주나 리스크 헤지에 더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대우맨들의 맨파워를 인정하며 초반 독립경영 등 안정적인 경영에 나서겠으나, 향후엔 해외부실 털기 등을 필두로 구조조정은 물론 호반건설이나 대우건설 어느한쪽의 흡수합병 등 특단의 조치도 배제할 수 없어 김 회장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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