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7℃

  • 인천 5℃

  • 백령 7℃

  • 춘천 5℃

  • 강릉 5℃

  • 청주 7℃

  • 수원 5℃

  • 안동 6℃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6℃

  • 전주 7℃

  • 광주 5℃

  • 목포 8℃

  • 여수 11℃

  • 대구 8℃

  • 울산 8℃

  • 창원 10℃

  • 부산 9℃

  • 제주 9℃

노조, ‘해외매각’ 수용···이동걸의 끈질긴 설득 通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확정]노조, ‘해외매각’ 수용···이동걸의 끈질긴 설득 通했다

등록 2018.04.01 14:30

수정 2018.04.01 15:17

차재서

  기자

공유

찬반투표서 60.6% 찬성···‘투자 방침’ 확정 이 회장의 세 차례 ‘광주行’이 노조 움직여채권단, 자구계획 확정짓고 2000억원 수혈스톡옵션, 노사정채 위원회 구축 등 구체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 투자유치를 수용하면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세 차례나 광주로 찾아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끈질긴 설득이 회사를 ‘법정관리’라는 수렁에서 건져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 광주공장 광장에서 광주와 곡성공장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그 결과 투표에 참가한 2741명(투표율 91.8%)명 중 1660명(60.6%)이 찬성표를 던져 더블스타 투자유치 방침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투표는 이동걸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측에 해외 매각과 관련한 전직원 대상 투표를 제안했다. 노조가 직원 다수의 의사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는 취지다. 이 소식을 접한 노조 측은 처음엔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마지막 간담회에서 결국 더블스타 투자유치를 받아들이며 조합원 대상 투표로 결정짓겠다고 화답했다.

비록 이 회장의 말대로 전직원 투표가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일반직 70% 정도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찬성한 만큼 투표 결과는 사실상 금호타이어 모든 직원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를 막아낸 이동걸 회장의 적극적인 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회장은 해외 투자유치를 관철시키기 위해 3월에만 세 번이나 광주를 찾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노조를 설득시켰다. 지난달 19일 첫 면담을 가진 데 이어 22일엔 한국을 방문 중인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함께 다시 광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30일 마지막 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성과를 도출해냈다.

산은 측이 끝까지 노조의 손을 놓지 않았던 것은 채권단과 더블스타 사이의 투자유치 조건과도 관련이 깊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투자유치 방안을 협의하면서 노조의 협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기업을 매각할 때 노조의 동의까지 받겠다고 한 것은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들이 흔쾌히 동참하길 바라는 의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협상 기한인 지난달 30일 오전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법정관리 쪽으로 기우는듯 했다. 노조가 계획했던 ‘3차 총파업’을 강행하며 막판까지 뜻을 굽히지 않은데다 산업은행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에 접어들어 노조 집행부로부터 투자유치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자 상황은 반전됐다. 해외투자 없이는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어렵고 정치적인 문제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에 노조의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때마침 광주로 향하던 이동걸 회장은 노조 측과의 막판 논의 끝에 더블스타 자본유치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만일 노조가 끝까지 강경한 태도를 꺾지 않았다면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 연장과 금리 인하 효력이 상실될 경우 당장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과 회사채를 갚아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우려한 금호타이어 경영진도 조용히 법정관리를 준비해온 터였다.

우여곡절 끝에 금호타이어의 파국을 막은 채권단은 조만간 자구계획을 확정짓고 긴급자금을 수혈할 예정이다. 오는 2일 ‘노사특별합의서’ 잠정안을 토대로 이행 협약(MOU)을 맺고 채무 상환과 밀린 임금, 거래처 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약 2000억원 추정된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노조 측에 제시한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 사측의 자사주 출연, 금호타이어 노사와 채권단, 더블스타가 참여하는 미래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협의도 속도을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채권단은 협약과 별개로 6463억원의 유상증자와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과 채권단 5년의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는 작업에도 착수한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중국공장을 회복시키는 게 경영정상화의 핵심인 만큼 더블스타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냈다”면서 “경영 측면과 관련해서는 노조나 직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