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한 달 전 사실상 무혐의 처분검찰 불기소에 공정위 “판단 존중한다”
2일 검찰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박종근 부장검사)는 공정위가 지난 2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 처분하고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했다. 불기소 처분의 이유는 공소시효(5년) 만료다.
공정위는 이 사건을 한 차례 조사했지만, 2016년 8월 사실상 무혐의 처분인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에 대한 인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이후 공정위는 2016년 전임 공정위가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심의종결한 처리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고 사과하고 재심의를 벌였다. 재심의 결과 공정위는 해당업체들이 CMIT·MIT 성분의 위해성을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제품에 표시하지 않았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 2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3400만원을 부과하고 SK케미칼 법인과 전직 대표, 애경산업 법인과 전직 대표 2명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한 검찰은 법리적인 검토를 한 결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검찰은 CMIT와 MIT의 유해성에 기반을 둔 이들 회사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는 계속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 결정을 존중하며, 공정위의 권한인 시정조치와 과징금 조치 등 행정 처분과 관련해서는 업체의 항소가 들어온다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수현 공정위 대변인은 “검찰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공소권 등 형사 문제는 검찰이 판단하는 사항이라 공정위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예용 전 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은 “공정위가 SK케미칼과 애경에 완전히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위원장이 바뀌고서 재조사를 해 믿어볼까 했지만 또 한 번 속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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