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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의 잇단 구애···‘그랩’이 뭐길래

이재용·최태원의 잇단 구애···‘그랩’이 뭐길래

등록 2018.04.05 14:59

수정 2018.04.05 16:22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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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며 우버 철수시켜동남아 차량공유 시장 75% 이상 점유최태원 회장, 사회적가치 추구로 주목해삼성전자, 모바일기기·보안솔루션 공급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잇단 구애로 주목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우버를 퇴출시킬 정도로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최근 그랩이 추진한 투자유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의 투자유치 규모는 20억달러(약 2조1250억원)로 SK㈜ 외에도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디디추싱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의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SK㈜ 관계자는 “투자에 참여하면서 그랩 측과 비밀유지 조항을 맺었기 때문에 정확히 투자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공유경제에 관심을 쏟고 있는 최 회장은 이전부터 차량공유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국내 카셰어링 업체 쏘카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쏘카와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카풀업체 풀러스에 주요 주주로도 참여했고, 미국 개인간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그랩 역시 최 회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기업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를 찾아 그랩의 앤소니 탄 대표와 사업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앤소니 탄 대표와 만나 협력 가능성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탄 대표의 교감이 마침내 지분 투자까지 이어진 셈이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차량공유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유를 비롯해 SK네트웍스의 차량 정비,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모두 모빌리티 사업과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분야다.

특히 그랩은 차량호출서비스의 원조인 우버를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시킬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그랩은 현재 동남아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모빌리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는 SK그룹 입장에서는 투자를 통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최 회장은 그랩이 동남아의 사회적 문제인 ‘이동성 제약’을 해결하면서 경제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구현한 부분을 높이 사고 있다.

최 회장은 “오늘날의 사회문제는 이미 정부와 시민단체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기업과 사회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그랩과의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그랩과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그랩에 스마트폰·태블릿 등 최신 스마트 기기와 함께 모바일 보안 솔루션 ‘녹스(Knox)’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차도 올해 초 그랩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현대차 역시 그랩 투자를 계기로 동남아 지역의 차량 호출 서비스에 대한 현대차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을 통해 미래 혁신기술 분야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 마련도 가능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국내 시장이 관련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우버가 퇴출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공유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모델이 나오고 있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은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이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다만 그랩에 대한 투자는 더 큰 시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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