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8일 오전까지 희망퇴직 추가접수 “확약서 제출 시한 임박해 어쩔 수 없었다” 노조는 대규모 감원에 여전히 반대 목소리산은 “원칙 변함 없어”···협상 결과에 촉각
6일 STX조선은 이날 장윤근 대표이사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오는 8일 오전까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협력업체로 이직)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노사확약서 제출을 위해 지난 4일부터 전날 늦은 시간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초 STX조선은 희망퇴직을 통해 695명이던 생산직 직원을 580명으로 줄였으나 채권단의 요구사항을 맞추려면 생산직 400여명을 추가로 줄여야하는 입장이다.
이에 정윤근 대표는 담화문에서 “580명 기준으로 컨설팅 결과의 생산직 인건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통상임금 20% 삭감 ▲상여금 300% 삭감 ▲무급휴직 5개월을 실시해야 한다”면서 “이 수준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고 노조가 고용보장을 전제로 무급휴직 등을 제시한 것은 이행계획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수용하기 어렵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이 막바지에 이르러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시황이 회복되는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간곡한 어조로 노조 측에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STX조선 노조는 여전히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수년간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이미 상당수가 회사를 떠난 만큼 추가적인 인력 감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협력업체로 이직시 3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일감도 꾸준히 맡기겠다는 사측의 약속에도 직원 개개인은 소속이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거부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달 26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의 정상화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은 장기화할 공산이 커졌다. 산은과 사측은 협상시한 하루 전인 이번 주말까지 최대한 타협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나 노조 측이 강경한 태도로 사측과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막판에 극적으로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협상 불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금호타이어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여전히 노사확약서를 받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넘기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비록 STX조선이 채권단의 요구대로 희망퇴직에 착수했다고는 해도 원하는 수준의 감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도 “STX조선을 살릴 방법은 다운사이징뿐인데 이는 경쟁력과 시장규모의 문제여서 시간을 더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회사를 되살릴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일 이대로 자구안과 사업재편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STX조선은 법정관리로 내몰리게 된다. 사측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법정관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우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피해가기 어려우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모두 취소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해 노조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 관련 장윤근 대표는 “정부가 생존 가능한 기업은 살리고 그렇지 않으면 청산한다는 방향을 명확히 했다”면서 “고강도의 자구계획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강도의 자구계획이 받아 들여지고 노사확약서가 제출돼 추가 수주를 통해 미래를 보장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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