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기중앙회서 14대 유통기업 대표 간담회자영업자 비율 제시 등 ‘유통업’ 특성 꼬집어“만남 자체가 높은 수준의 상생 더욱 요구”
특히 유통 업계 특성상 중소기업과 핵심 상생으로 인식되는 납품업체 기술 공유와 자영업자 비율 등을 직접 거론해 재차 대기업들의 자체 개혁안을 눈여겨보겠다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읽힌다.
김상조 위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14개 유통기업 대표들을 모아두고 “유통기업과 납품업체 상생은 판로와 자금 지원을 넘어 공동 상품 개발과 경영 기술 노하우 공유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업체가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유통 기업이 좋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납품업체도 함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백화점(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AK플라자), TV홈쇼핑(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온라인쇼핑몰(인터파크) 등 국내 주요 대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들은 김 위원장과 간담회에 앞서 납품 업체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유통 업계 핵심 상생 방안으로 거론되는 방안을 청사진으로 내놨다.
김 위원장은 이를 검토하고 이날 자리에 나와 “근래 나타나고 있는 유통 시장의 상생 노력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른 기업들도 상생 가치를 이해하며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개혁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취임 직후 강한 어조로 개혁안을 언급했던 것과 비교해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대기업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경계심이 다른 기업들한테까지 미치길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유통 기업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간담회 형식으로 편한 자리를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워낙 말 속에 뼈가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자영업자 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에서 이미 유통 업계에 상생을 요구하는 압박 수위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낮아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1.2%로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며 “유통 업계와 골목상권의 상생을 통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 향상은 소득 주도 성장의 중요한 토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간 규율 대상에서 제외된 복합 쇼핑몰과 아울렛도 유통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 이들 업체들도 판촉 비용 등을 분담하도록 제도화할 것”이라며 “유통기업이 납품업체로부터 파견 받는 종업원에 대한 인건비를 공정하게 분담하고 납품업체에 대한 유통기업의 거래 조건이 공시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신세계 스타필드와 이케아 등 주요 복합쇼핑몰의 규제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직접 이를 규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개혁 칼날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 취임 직후 공정위가 들여다보고 있는 이른바 ‘카테고리 킬러’ 기업들의 몸사리기 또한 당분간은 더욱 이어질 전망이다. 유통 기업 중 카테고리 킬러는 전문매장을 특화해 상품을 판매하는 곳을 뜻하는데 CJ올리브영, 다이소, 롯데하이마트 등이 최근 공정위가 조사 중인 곳이다.
인테리어 기업 한샘 역시 최근 공정위 관계자가 비밀리에 다녀가는 등 물밑에서의 감시 활동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가진 중소 납품 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카테고리 킬러’ 거래 관행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방위적 개혁 드라이브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유통 기업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의 성향을 업계가 익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만남 자체가 더 높은 수준의 상생안을 마련하라는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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