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한전 산하 공기업 한전 출신 50% 달해이명박·박근혜 정부서도 한전 출신 절반 넘어한전 직원들 6개 자회사로 이동···전문성도 중요
산업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도 한전 및 발전 공기업 등은 가장 굵직한 기관으로 수장자리에 누가 올 지 매 정권 초기마다 관심이 쏠린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 규모의 공기업인 한전을 비롯해 한전 자회사, 그룹사의 사장은 누가 선택됐을까. 과거에는 어떤 사람들이 이끌어 왔을까.
뉴스웨이가 문재인 정부에 임명된 한전을 포함한 자회사 및 그룹사 전 수장들을 전수조사 한 결과 한전 출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한전 고위직 인물들이 수장으로 임명됐다.
서부발전 사장은 한전 본부장을 지낸 김병숙씨가 부임했고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은 중부발전 상임이사까지 지냈지만 그 역시 한전 출신이다. 유향렬 남동발전 사장은 한전 부사장 출신이다.
한전 그룹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박상철 한전KDN 사장과 김범년 한전KPS 사장 역시 한전 출신이다. 박상철 사장은 한전 본부장을 역임했고 김범년 사장은 한전에 입사해 한수원 부사장까지 지냈다. 이배수 한전기술 사장은 한전기술에서 시작한 내부 출신 사장이지만 같은 한전 핏줄이다.
한전과 한수원이 대대적으로 관료 출신들이 부임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전 자회사와 그룹사는 전부 한전 출신들의 독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전을 포함한 한전 산하 공공기관들의 수장으로 한전 출신들이 독식을 이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남부발전 등 절반 이상이 한전 출신 사장들이 이어왔다.
기업인을 많이 채용한 이명박 정부에서도 한전 자회사 및 그룹사에서 한전 출신들은 여전히 50%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은 한전 출신으로 서부발전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고 남호기 남부발전 전 사장과 손동희 전 서부발전 사장도 한전 출신이다. 동서발전과 한전KPS 사장도 모두 한전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한전 출신들이 오래 독점해온데는 이유가 있다. 한전은 2001년 전력산업구조 개편으로 전력 생산은 한전 자회사인 발전사가, 전력 유통과 송배전은 한전이 맡는 형태로 역할이 분할 됐다. 발전 사업과 유통 사업이 분리되면서 한전은 직접 발전소를 가동해 전력을 생산하는 행위가 불가능해졌다.
이 과정에 한전을 입사했던 직원들이 각 6개 자회사 등으로 이동하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더군다나 국내 전력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보니 전문성 역시 요구받는다. 이러한 이유에 한전 자회사 수장으로 한전 출신들이 앉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전력공사 산하 공기업들의 부정채용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한차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사 특정 퇴직자 고용을 위해 채용공고까지 조작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공공기관 채용운영 실태 감사원 감사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5사, 한전KDN, 한전KPS, 한전기술 등 한전 산하 공기업 중 일부는 자사퇴직자나 내부 직원을 우선 채용하기 위한 지침 위반도 서슴치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한전 산하 공기업들은 사장 인선 과정에 다양한 이유로 곤혹을 치르며 사장 인선이 늦어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한전 산하 공기업 사장들은 대부분 한전 출신들이 독식한 것은 오래된 관행과 같다”면서도 “문 정부에서도 관료 출신과 한전 출신들이 독점한 경향은 있지만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춰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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