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서 결정적 역할 전망교수들 의견따라 수위 결정김용범 “의견 적극적 존중”
첫 단계인 감리위원회에서는 극명한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두 번째 단계인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어떻게든 결론을 정해야 한다. 증선위에서는 민간위원직을 맡고 있는 대학 교수들의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기준 위반 관련 제재 조치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는 12시간 이상 진행되는 강행군으로 진행됐지만 결론을 낼만큼의 성과는 없었다.
격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증선위는 지난 수요일이 현충일이었기에 하루 미룬 7일에 회의를 열었다. 증선위는 5명의 위원들이 해당 사안을 심의한다. 금융위에서 근무하는 당국 측 위원은 위원장인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과 감리위원장인 김학수 상임위원 등 2명이다.
비상임 민간위원 3명은 모두 교수들이다.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 재무 관련 전문가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계 부정 사건으로 기록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를 증선위에서 심의한 경험이 있어 조 교수의 역할을 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또 한 명의 경영학 교수인 박재환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는 세무학과 회계학 분야의 권위자다. 법학자 출신인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권 관련 법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어 공시 위반 문제 등을 꼼꼼히 따질 전망이다.
증선위가 내리는 결론은 외부의 의견이 일절 반영되지 않는다. 오롯이 5명의 의견을 유일한 근거로 삼으며 감리위 의견 또한 참고자료로만 사용된다. 때문에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내느냐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당국 측 인사인 김용범 위원장과 김학수 위원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의견의 피력 범위가 한정적일 수 있다. 특히 감리위와 달리 증선위에서는 금감원이 의견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민간위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우선 금융당국은 민간위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7일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간위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김용범 위원장은 적극적인 의견 피력보다는 전체적인 회의의 공정성과 무결성 유지를 위해 중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간위원 3명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함구하고 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해당 사안의 억측 확산을 막기 위해 증선위원들을 물론 금융당국 구성원 전체의 정보 보안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다.
다만 증선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금감원, 외부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기 때문에 이들이 낼 자료 내용이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증선위 심의가 대심제로 진행되는 만큼 민간위원들이 자료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진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오는 7월 4일에 열릴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 수위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역시 세 번의 증선위 심의를 거치고서야 제재 수위가 결정됐는데 이 사례를 감안한 것이다.
만약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를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는 상장폐지도 고려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히 커지기에 칼자루를 쥐고 있는 민간위원들도 이 점을 고려해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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