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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오너 리스크에 '흔들'···재도약 가능할까

[남북경협주 파헤치기-신원]개성공단 폐쇄·오너 리스크에 '흔들'···재도약 가능할까

등록 2018.06.11 00:0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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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위권서 기업회생, 오너가 실형 등 부침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폐쇄 후 실적 악화매출 6천억대서 멈춰···지난해 영업이익 급감박정주 현 대표이사, 올해 ‘재도약의 해’ 선언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영욕의 역사를 반복해온 신원이 올해 ‘재도약’을 선언한 가운데 최근 개성공단 재개 기대감이 겹치며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 자체가 둔화되긴 했으나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면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8일 오후 3시30분 장 마감 기준 신원은 전일 대비 60원(1.90%) 오른 3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 대비 38.36%나 오른 수치다. 신원은 지난 4월 말 3700원대까지 치솟으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원은 1973년 설립 이후 여러 차례 부침을 겪은 기업이다. 최근 10년간 주가가 좀처럼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웨터를 생산해 수출하는 신원통상으로 설립된 신원은 1990년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꾼 뒤 여성복 베스띠벨리와 씨(SI)·비키, 남성복 지이크 등을 론칭해 종합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신원은 1998년 외환 위기 직전 전기회사와 골프장 등 20여개 국내외 계열사를 거느린 연매출 2조원 대의 재계 30위권 그룹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외환 위기 후 무리한 사업확장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경영 악화에 빠졌고 1999년 주력계열사인 신원과 신원제이엠씨·신원유통 등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신원은 주력 사업인 패션을 제외한 골프장. 전기회사 등의 나머지 사업을 모두 매각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2003년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데 성공했다. 연매출은 2조원에서 4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지만 2009년까지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며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신원은 2010년대 들어 ‘공격 경영’을 내세우면서 다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매출은 6000억원대까지 불었으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손실을 기록한 해가 4개년이나 된다. 2016년에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신원에벤에셀과 신원에벤에셀개성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실적에 더 큰 타격을 줬다.

2015년에는 창업주인 박성철 회장과 그의 차남 박정빈 부회장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03∼2011년 차명으로 재산을 숨기고 개인파산·회생 절차를 밟아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250억원 상당의 채무를 면책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 수사를 받았다. 300억원대 차명재산으로 주식거래 등을 하며 소득세와 증여세 25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있었다. 사기회생 혐의 일부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사기파산과 횡령, 사기 등 나머지 혐의는 대부분 유죄가 인정돼 지난해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박 부회장은 2010∼2012년 신원 자금 78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빼돌려 주식투자 등에 썼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징역 2년6개월을 살던 중 지난 4월 만기 6개월을 앞두고 가석방 됐다.

개성공단 폐쇄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신원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신원은 매출액 639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41%나 급감한 8억원에 머물렀고 당기순손실도 118억원 기록하며 손실 규모가 전년의 두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원의 주가가 최근 우상향 한 배경에는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준비하는 우리 측 추진단이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등 최근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팽배한 상황이다. 신원은 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으로 현재 가동이 중단돼 있는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 경우 실적 정상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의 셋째 아들 박정주 대표는 올 초 ‘재도약의 해’를 선언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원은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지이크 파렌하이트 신(新)전략 수립 ▲한중 합작 남성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 집중 육성 ▲비키 백화점 유통 강화 ▲베스띠벨리 대리점사업 확대 ▲온라인 사업 강화 ▲수출부문 니트 사업 집중 육성 등 6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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