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개발 현대아산지분 70% 보유한 최대주주로 부각현대아산 K-OTC 시장에서 가치 급등현대엘리베이터 실적에도 긍정적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13만3500원이다. 올해 초(1월 2일) 종가보다 140.54%다 급등한 수치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 남북 관계 개선이 가시화 한 지난 3월 초(3월 2일) 종가보다 132.58% 올라,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엘리베이터의 급등세는 자회사인 현대아산의 가치 상승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말 기준 현대아산의 지분 69.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 1월 4일 현대유엔아이가 보유한 현대아산 주식 50만411주(2.09%)를 넘겨 받으면서 지분율을 연말보다 더 끌어올렸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개발·관광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2002년 금강산-개성 특구법이 채택되면서 50년간 토지이용권을 확보했고 2003년부터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실시했다. 그러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고 2015년 개성공단 폐쇄로 개성공단 사업도 멈춰 섰다.
현대아산의 실적은 완전히 고꾸라졌다. 2008년 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지난해까지 12년째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만 1129억원에 달한다. 2008년 2088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해 126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건전성도 크게 손상됐다. 지난 1분기 말 현대아산의 부채비율은 866.29%에 달한다. 현재 부분자본잠식 상태로 K-OTC에서도 투자유의 기업으로 지정됐다.
시장에서는 남북 경협이 재개될 경우 현대아산이 남북 관계 개선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실제로 K-OTC 시장에서 현대아산의 주가는 폭등 중이다. 올해 초(1월 2일) 1만5000원에 불과했던 현대아산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5만5000원으로 266.67% 급등했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달 31일 기준 1조3165억원까지 늘어났다.
장외에서 현대아산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기대감도 동반 상승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남북관계 개선 시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을 포함해 7개 SOC 사업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업 역시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환경 등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의 해외 실적은 여전히 아쉽다. 현대엘리베이터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341억원,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7%, 35.32%씩 줄었다. 수익성 감소는 해외법인의 부진 때문이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 기존 생산설비의 약 2배 규모인 신공장 건설에 착수하고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현대아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현대엘리베이터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10만4000원을 48.6%나 상향 조정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올해 실적추정치(BPS 3만5271원)에 PBR 2.0배를 적용해 산출한 것에 현대아산 현재 지분가치 8169억원을 반영했다”며 “현대엘리베이는 최근 중국공장 신설 등 설비투자를 결정했는데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거점으로 중국설비는 향후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올리면서도 현재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개성공단 개발시 개성공업지구 개발 합의서 채택부터 개성공단 1단계 개발 착공까지 3년여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고 남북이 전향적으로 개발사업을 조기 착수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동사의 예상 수익규모를 추정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남북경협 사업이 구체화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향후 1~2 년 예상 수익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은 높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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