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4℃

  • 인천 1℃

  • 백령 6℃

  • 춘천 -1℃

  • 강릉 4℃

  • 청주 2℃

  • 수원 2℃

  • 안동 -1℃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1℃

  • 전주 3℃

  • 광주 2℃

  • 목포 6℃

  • 여수 8℃

  • 대구 4℃

  • 울산 7℃

  • 창원 6℃

  • 부산 8℃

  • 제주 6℃

넷마블, 조세회피처 해외법인 3곳 청산

[단독]넷마블, 조세회피처 해외법인 3곳 청산

등록 2018.06.14 15:18

수정 2018.07.09 21:21

정재훈

  기자

공유

미국법인 ‘케이만제도’ 자회사 모두 철수이승원 부사장 등 해외법인 대표이사 겸직조세회피 의혹 소지 없애기 위해 청산한 듯사측, 청산 이유에 대해 “알수 없는 일” 밝혀

넷마블의 미국 자회사 카밤. 이미지=카밤 홈페이지 갈무리넷마블의 미국 자회사 카밤. 이미지=카밤 홈페이지 갈무리

넷마블이 최근 영국령 케이만 제도(Cayman Islands)에 본사를 둔 해외 계열사 3개를 정리한 것으로 드러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케이만 제도는 버진 아일랜드(Virgin Islands) 등과 함께 가장 유명한 조세 회피처로 꼽히는 곳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분기에 케이만 제도에 본사를 둔 해외 계열사 3개를 일제히 청산했다. 세 회사는 ‘Kabam MCoC FIPCo’와 ‘Kabam TF FIPCo’, ‘Kabam TF USIPCo’ 등으로 모두 넷마블의 미국 자회사 카밤(Kabam)의 100% 자회사이자 넷마블의 손자회사다. 카밤은 넷마블이 지난해 2월 인수한 미국의 종합 게임사다.

이들 해외 계열사 3개는 모두 2016년 9월27일에 설립됐으며, 본사 소재지 주소도 동일하다. 사업의 목적도 모두 ‘게임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으로 같다. 다시 말해 같은 사업 목적을 가진 3개의 법인을 동시에 실립했다. 사무실도 같은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들이 정말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공급)하는 일반적인 게임사의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케이만 제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세 회피처이기 때문에 카밤이 세금을 피하고자 이곳에 자회사를 설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들은 조세 회피처를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모회사인 알파벳이 유명한 조세 회피처인 버뮤다에 위치한 법인에 수익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30억 유로(약 3조8200억원)의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알파벳은 지난 2016년 아일랜드 자회사 수익 159억 유로를 네덜란드 회사로 보내고, 이를 다시 버뮤다 법인으로 보내는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라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 같은 조세 회피처를 활용한 방식으로 전년보다 7%가량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카밤은 케이만 제도의 3개 자회사 외에 캐나다와 영국에 각각 자회사를 두고 있다. 구글이 한 방식처럼 카밤-영국법인-캐나다법인-케이만 제도 법인들로 여러 차례 수익을 이전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한 셈이다.

넷마블은 이들 해외 계열사들이 조세 회피를 위한 것은 아니란 입장을 밝혀왔다. 넷마블 관계자는 “케이만 제도에 위치한 카밤의 자회사 3개의 사업 목적은 ‘게임 개발 및 공급’이 맞다”면서도 “그곳에서 정확히 어떤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넷마블은 카밤을 인수한 즉시 모기업 임원들을 이들 해외법인의 대표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Kabam MCoC FIPCO와 Kabam TF USIPCO는 이승원 넷마블 부사장이, Kabam TF FIPCO는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이 지난해 2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케이만 제도 정부가 지난해 12월6일 공고한 관보(Gazette)에 따르면, 이들 3개 법인은 지난해 11월28일 ‘단일 주주의 특별한 결정에 따라’ 청산을 결정했다. 이 회사들의 단일 주주는 지분 100%를 소유한 카밤이다. 즉, 넷마블이 카밤을 인수한 이후에도 최소 10개월 가량은 케이만 제도에서 이들 법인을 운영했다는 뜻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 회사들(케이만 제도 소재 3개 법인)은 넷마블이 카밤을 인수하기 전에 설립된 법인으로, 당시 카밤이 어떤 이유에서 케이만 제도에 자회사를 설립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법인들은 지난 1분기 중에 법인 청산 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청산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미국 기업이 케이만 제도에 자회사를 뒀다면, 일반적으로 조세 회피를 위한 목적으로 보는게 합리적일 것”이라며 “미국에서 이런 방식(조세 회피처의 자회사를 통하는 것)의 조세 회피가 불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해외 계열사를 통해 조세를 회피하는 것에 엄격하기 때문에, 향후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조세회피처에 있던 법인들을 청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