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들, 문제점 개선에 부족함 드러내한국 선도적 경험 토대 B2B 해외수출 가능향후 유의미한 거래소·가상화폐 추려질 것
업사이드가 운영하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룸’은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소를 지향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백성철(사진) 업사이드 대표를 만나, 코인룸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성철 대표는 “대부분의 국내 거래소들은 지난해 여름 이후 가상화폐의 폭발적 성장 후 서둘러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급하게 만들어진 경향이 있다”며 “몇몇 거래소들은 급격한 성장과 더불어 보안에도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해킹 등 여러 예상 가능한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심지어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거래소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온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거래의 속도가 느려져 대량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거래소들은 언제까지 ISMS 인증 절차를 마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ISMS는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증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가량의 실제 거래 데이터를 제출해 심사를 받고, 다시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절차 등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개별 거래소가 언제까지 인증을 끝내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향후 1년간은 보안 이슈가 거래소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인룸 역시 현재 ISMS 인증을 위해 거래소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백 대표는 “ISMS 인증 기준에 맞춰 거래소를 다시 만드는 수준의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며 “KYC 인증(사용자 인증:Know Your Customer)과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솔루션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킹과 같은 외부의 침투와 나쁜 의도를 가지고 거래하는 것들을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이 맡긴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동시에 거래의 속도 등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코인룸은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와 달리 거래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지 않는다. 백 대표는 “코인룸은 거래소만을 가지고 수익을 내는 모델은 아니다”라며 “블록체인 기반 하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개인의 시간을 유한한 자원으로 인식해 이를 거래하는 곳도 있다”며 “연예기획사가 연예인들의 재능을 돈으로 환산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일반인들의 재능을 비즈니스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뿐 아니라 다양한 자원을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한국의 앞선 가상화폐 거래소 비즈니스 경험을 통째로 수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지금의 거래소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나면, 거래소를 만드는 기술 자체를 B2B(기업간 거래) 형태로 해외에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여러 가지 선도적인 경험들을, 향후 해외법인을 설립해 블록체인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 자체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철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위시한 블록체인 산업이 부침을 겪고 있다”며 “관련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의 재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거래소들과 가상화폐들 가운데서 의미 있는 몇몇 것들만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은 과거 인터넷의 보급이나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와 같은 급격한 변혁의 단계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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