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해외서 국내로 발행지역 변경3개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계획 수정
올해 들어서만 현대해상을 포함한 3개 보험사가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보류하거나 발행 지역 또는 유형을 변경했다.
현대해상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3분기 중 5000억원 이내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같은 시기 5억~7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던 지난 5월 28일 이사회 결정을 두 달여만에 뒤집은 것이다.
당초 발행 예정액이 최대 7억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행 지역뿐 아니라 규모도 축소한 셈이다.
현대해상이 해외 대신 국내를 택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채권 발행 시장의 가산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이영빈 현대해상 대리는 “해외 발행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에 따른 손익 영향 증가가 예상되는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 결정 당시와 달라진 상황을 고려해 발행 지역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영구채다. 만기가 없거나 30년 만기로 발행돼 금리가 높을수록 발행회사의 부담이 커진다.
실제 올해 4월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의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7%에 가산금리 2%를 더한 4.7%였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인 5월 KDB생명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84%에 가산금리 4.66%를 더한 7.5%의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앞서 다른 보험사들도 같은 이유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보류하거나 발행 유형을 변경했다.
현대해상과 같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던 동양생명은 해외 후순위채권으로 발행 유형을 변경했다.
동양생명은 5월 21일 이사회에서 최대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으나,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동일한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권을 발행키로 계획을 바꿨다.
교보생명은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보류하기로 이달 초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당초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어 10억달러 이내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JP모간, 노무라, UBS 등을 발행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중 발행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이 밖에 한화손해보험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한화손보는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으며, 이달 31일 19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현행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를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이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주요 생명보험사의 RBC비율은 ING생명이 440.9%로 가장 높고 삼성생명(304.1%), 교보생명(277.6%), 미래에셋생명(216.2%), NH농협생명(213.9%), 동양생명(212.2%), 한화생명(201.9%), 신한생명(175.4%)이 뒤를 이었다.
주요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321.5%), DB손보(198.1%), KB손보(189%), 현대해상(178%), 메리츠화재(175.3%), 한화손보(173.8%) 등의 순으로 RBC비율이 높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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