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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채로 갈아탄 동양생명···고금리에 신종자본증권 인기 식나

후순위채로 갈아탄 동양생명···고금리에 신종자본증권 인기 식나

등록 2018.06.22 19:18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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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한달만에 발행 유형 변경신종자본증권 발행 작년부터 인기금리 상승 여파로 이자 부담 커져유형 변경·발행 규모 축소 가능성

2018년 보험사 자본 확충 추진 현황. 그래픽=박현정 기자2018년 보험사 자본 확충 추진 현황. 그래픽=박현정 기자

오는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최대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던 동양생명이 한 달만에 결정을 바꿔 후순위채권으로 갈아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 상승으로 높은 이자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만기가 긴 신종자본증권 기피 현상이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전날 이사회에서 최대 5억달러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동일한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던 결정을 한 달만에 뒤집은 것이다. 동양생명은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 도입과 이에 따른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신종자본증권보다 후순위채가 금리 조건 등 발행 환경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해 유형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동양생명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신종자본증권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하이브리드증권이다. 만기가 없거나 30년 만기로 발행되며 통상 5년 경과 후 중도 상환(콜옵션)이 가능하다.

만기 때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에게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부각됐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2위사인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올해 4월에는 10억달러(약 1조7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3위사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7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5억달러(약 567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다음 달 중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중소형 생보사인 KDB생명이 2억달러(약 214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국내 4대 대형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 중 최대 7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 들어 가파른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시장에서 자본 확충이 시급한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4월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의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7%에 가산금리 2%를 더한 4.7%였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뒤인 5월 KDB생명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84%에 가산금리 4.66%를 더한 7.5%의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 때문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인 다른 보험사들도 다른 채권을 발행하거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긴만큼 금리가 높을수록 발행회사의 부담이 커진다”며 “초기 배당비용 등을 고려하면 조달비용이 후순위채보다 높은 것도 단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 내에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빚을 내 자금을 조달하는데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점도 보험사들로서는 부담”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이 대안으로 택한 후순위채도 장기적으로 자본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등 부담이 있다.

동양생명에 앞서 비슷한 규모의 중형 생보사인 신한생명은 이달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국내에서 발행했다. 신한생명은 올해 하반기 중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4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다음 달에는 대주주 메리츠금융지주의 참여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한다.

흥국화재는 현재 2억달러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첫날 충분한 투자자를 모으지 못했으나 계속해서 투자를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KDB생명은 올해 3분기 중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의 50%에 해당하는 금액까지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잔존 만기가 5년 이내일 경우 매년 자본인정비율이 20%씩 차감돼 자본 조달비용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자본증권이든 후순위채든 통상 발행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가면 국내에서는 수요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대규모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해외 발행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해 자본 확충을 추진 중인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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