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개발 등 서울시-국토부 갈등 최고조박 시장과 김 장관도 양보없이 연일 으르렁해건협에 국토부 아닌 서울시 출신 수장낙점한방 먹은 국토부?···갈등의 골 더 깊어지나
기존 해외건설협회장은 관행적으로 국토교통부 차관급 인사가 꿰차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에도 여형구 전 국토부 제2차관이 사실상 내정됐다가 돌연 백지화 됐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이후 낙점된 인물이 바로 박원순 시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건기 전 서울시 부시장이란 사실. 때문에 국토부 관료 내정자가 있었음에도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한 것.
더욱이 최근 국토부와 서울시가 여의도 용산 강남 등 핵심 지역 개발사업 등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해건협 수장 인사인터라 이들간 감정의 골을 깊게하는 등 기름을 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6일 관가와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존 해외건설 협회장의 경우 국토부 차관 등 사실상 국토부 퇴직 고위 관료 출신들이 수장에 오르는 게 관행처럼 돼 왔다.
실제로 이번 이건기 신임 회장 이전까지 협회장직을 수행해온 박기풍 회장도 행시 출신으로 국토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전임인 최재덕 전 회장도 국토부 차관 출신이었고, 그 이전 이재균 협회장도 해양수산부 출신으로 국토부 차관을 지냈다.
결과적으로 해건협회장직은 국토부 차관 출신들이 독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셈.
이번 문재인 정부 첫 해외건설협회장으론 서울시 부시장 등 서울시 출신인 이건기 회장이 낙점됐다. 그간의 국토부 차관 관행이 여지없이 깨진 것이다.
이건기 신임회장은 1980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뒤 36년간 서울시에서 도시계획국 과장, 뉴타운 사업 반장, 서울시 도시계획국 도심상권부활반 반장, 도심재정비 반장, 주택본부 주택기획관, 주택정책실장을 거쳤다.
이후 서울시 건축직 출신(7급)으론 처음으로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근엔 더불어 민주당에 지난해 입당하는 것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 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적 영역도 넓히는 중에 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2기 박원순 시장 시절 행정부사장 등을 지내며 박 시장의 서울시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서울 뉴타운 사업 출구전략을 이끄는 등 사업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이목을 끈다. 그가 사실상 박 시장의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뜻.
박 시장의 측근으로 가르마를 타고 있는 그가 국토부 관료들의 텃밭인 해외건설협회장 수장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그가 해건협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인 지난 지방선거 이전만 해도 국토부 차관 출신인 여형구 차관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정설로 돼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낙점된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등 윗선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 신임 회장이 건축 주택 전문가 이긴하나 해외건설 전문가로 보기도 어렵다는 점도 반영되고 있다.
특히 그가 해건협 수장에 오른 시점이 가장 묘하다. 최근 국토부와 서울시는 강남을 비롯해 용산, 여의도 통합개발 마스터플랜은 물론 공시지가 결정권 등을 놓고도 서로 티격태격하며 충돌 양상을 빚고 있는 시점이라서다.
이건기 신임회장도 그가 서울시 주택정책실장 당시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과 관련해서 국토부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한때 강대강을 대치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협회장직 싸움에선 서울시가 국토부를 눌렀다는 시각과 함께 주도권 싸움 등으로 서울시와 국토부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등 불신만 더 쌓이지 않을까 업계에선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김현미 장관이 박 시장의 용산과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제동걸면서 발단이 됐지만 서울 개발 정책을 둘러싼 기싸움은 서울시과 국토부간 언제나 있어왔다. 이번에 박 시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건기 협회장이 국토부가 관할하는 협회에 수장으로 온만큼 향후 이들간 관계가 어떻게 정리될 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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