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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대화 vs 장외 확대···포스코 노사 ‘프레임 전쟁’

[뉴스분석]내부 대화 vs 장외 확대···포스코 노사 ‘프레임 전쟁’

등록 2018.09.28 09:50

수정 2018.09.28 10:11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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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측 와해 움직임 여전”···추혜선 의원 국감 질타 예고사측 “내부 대화로 해결”···최정우 회장 “노조와 대화하겠다”

포스코노조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포스코노조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첫발을 내디딘 포스코 새 노조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안을 대하는 ‘프레임’ 자체가 다르다. 노조의 장외이슈 확대와 사측의 내부대화 해결 자세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회사의 조직적인 와해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 노조 설립 당시부터 함께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포스코 비판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노조가 정치권의 화력을 집중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무위원회 소속인 추 의원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포스코 노조의 입장을 전파하는 기자회견에도 추 의원과 정의당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삼성전자에 사상 첫 노조가 출범하는 등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정치적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노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노조를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노조가 정치적으로 나선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명분은 확실하다. 민주노총이 잇달아 제시한 ‘와해 의혹’이 주된 이유다. 이에 따르면 1987년 민주노조건설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수차례 회사의 노조 가입자 회유와 압박 등 거센 와해 움직임이 발생했다. 우여곡절 끝에 1988년 설립된 노조는 1993년 핵심 인사의 비위 행위로 대거 이탈에 현재는 10명도 남지 않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반면 사측은 내부에서 대화로 해결해야 할 일을 정치적 이슈로 확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노조는 회사 내부 조직이므로 갈등 해결에는 대화를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측이 수차례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 새 노조의 힘을 빼기 위해 회사가 추진하고 있다는 ‘대항 노조’ 설립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특정 노조에 대한 어떤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성노조인 민주노총 대신 다른 노조를 설립해 힘을 분산시키려고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거리를 두는 행보다. 최정우 회장 역시 “노조와 대화할 것”이라며 열린 자세를 취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추석연휴에 불거진 노조의 포스코인재창조원 문서 탈취 사태 후 노조와 사측의 해결과정에서 양측의 프레임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23일 오후 2시께 노조원 5명이 포항시 소재 포스코인재창조원내 임시사무실에 들어가 근무 중인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뒤 문서 일부와 직원 수첩을 들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2명을 붙잡았으며 나머지 3명도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노조는 당시 회의장소 화이트보드에 ‘비대위 가입 우수부서 발굴(본사, 제철소 부서) 홍보, 비대위에서 부서 분위기, 가입현황 등 단톡방에 홍보’라고 적혀 있었다며 사측의 조직적인 와해 움직임이 재차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추혜선 의원은 곧바로 이튿날인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추석 연휴 기간 중 사내에서 노조 와해를 위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인재창조원에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했다. 특히 노조는 “우리가 무단침입을 한 것이면 노무협력팀 직원도 무단침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사측에서는 “이미 지난 20일 사내 게시판에 추석연휴기간 전기시설 보수로 전체 정전이 예고돼 본사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인재창조원 임시 사무실에서 노무협력실 직원 3인이 근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들은 자신의 업무를 보호하려던 여직원에게도 위력을 행사해 팔과 다리 등에 상해를 입혔다”며 “침입한 인원 5명 중 2인은 회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고 나머지 3인은 최근 노조에 가입해 외부 정치인 관련 행사에 참가했던 직원들로 밝혀졌다”고 했다.

특히 “내부에서 노사간 대화로 해결해 나갈 일을 정치적 이슈로 확대해 걱정을 끼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내부 해결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도 연휴가 끝난 27일 출근길에서 “노(勞)든 사(社)든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분명히 노조가 생기면 대화를 하겠다고 했는데 (노조원들이) 왜 그렇게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 잘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진실 규명에 앞서 하필 이번 사안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노무협력팀’ 직원이라는 점에서 노조와 사측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게 된 셈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 진실공방을 외부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노조와 “대화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사측 사이에 갈등이 번지는 양상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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