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통신·정유화학 등 더욱 강화SK엔카 등 경쟁력 하락 사업군 정리바이오·공유경제 키우기 신성장 투자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해운의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매각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사모투자 회사인 한앤컴퍼니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이 발행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사들이면 지분 80%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인 SK그룹이 계열사 매각에 나서는 것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사업재편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통신, 정유화학 중심의 주력 사업은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은 정리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앞서 최태원 회장은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SK증권을 매각했지만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의 일환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중고차 사업인 SK엔카를 매각한 것도 마찬가지다.
반면 주력 사업과 관련된 M&A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 수직 계열화를 위해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을 각각 OCI그룹과 LG그룹에서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이 5G 시장에서 신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ADT캡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회장의 비주력 사업 정리가 빨라질수록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는 바이오와 공유경제 분야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지난 7월 미국 바이오‧제약 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인 엠팩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아일랜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과 미국에 전초기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과 관련이 높은 공유경제 관련 사업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2015년 카셰어링 업체 쏘카 지분을 인수하며 공유경제 사업을 본격화 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국 개인간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또 올해는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 역시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중국에 이어 제2의 내수시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마산그룹 지주회사 지분 9.5%를 약 5300억원에 매입하면서 ‘동남아 인사이더’ 전략을 본격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동남아 지역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현지 사업 강화를 위한 기회를 모색했으며 이번 계약이 그 결실인 셈이다. SK그룹은 향후 베트남에서 국영기업 민영화나 전략적 대형 M&A 등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SK그룹은 SK해운에 이어 추가적인 비주력 계열사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주력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계열사만 100개 넘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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