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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우윳값 꼼수 논란···기습 인상에 용량도 줄였다

남양유업, 우윳값 꼼수 논란···기습 인상에 용량도 줄였다

등록 2018.10.17 10:38

수정 2018.10.17 14:24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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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평균 4.5%올려···500ml 50원 올라 대용량 ‘1리터→ 900ml’ 축소 11.1% 인상효과소비자 여론악화 불가피···실적부진 타개 고육지책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남양유업이 5년만에 흰우유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실절 반전을 꾀하고 있다. 최근 실적부진을 씻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하지만 대리점 갑질논란 여파가 채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4.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만이라는 게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이번 인상으로 남양유업 대표 우유제품인 ‘맛있는 우유 GT’ 200ml는 33원, 500ml는 50원이 인상된다.

1리터 흰우유의 경우에는 용량을 900ml로 줄이면서 가격인상 효과를 노렸다. 가격은 그대로 뒀지만 용량이 줄어들면서 큰 폭의 가격인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여 꼼수 인상 논란에 불씨를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남양유업의 이번 인상은 2개월 전 서울우유 가격 인상폭(3.6%) 보다 큰 평균 4.5%다. 특히, 1리터 대용량의 경우 용량을 900ml로 줄이면서 실질적인 가격 인상폭은 1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 외에 그 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 등 기업들이 내세우는 우유가격 인상 원인에 원유가격 비중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원유가격의 부담감이 크다는 것. 국내 원유가격에는 ‘원유가격연동제’가 적용되며 낙농진흥회가 매년 원유가격을 결정한다. 원유가격원동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낙농가 보호를 위해 정부가 만든 가격책정제도다.

원유가격은 이 제도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원유 생산비용을 고려해 기본가격을 책정하고 품질에 따른 가격을 더해 결정된다. 통상 매년 물가가 오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유업체들은 우유 재고가 많아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가격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원유가격 탓에 유(乳)업계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실제 지난 2016년 원유가격이 인하됐을 당시 관련 기업들은 최종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다. 당시 낙농진흥회는 기존 리터당 940원이었던 원유가격을 922원으로 18원 인하했다. 원유가격 인하는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원유가격 인하에도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던 것은 남양유업 등에서 반대했기 때문.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원유가격이 내리더라도 마케팅과 인건비 등의 변동요인이 크기 때문에 우유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우유값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격 인하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유(乳)업계가 과거 원유가격이 올랐을 때 발 빠르게 우유값을 인상했던 것과 달리 우유가격 인하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남양유업 등 업체들이 원유가격이 올랐을 때는 바로 적용하고 가격이 내릴때는 이런저런 핑계로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올해 낙농진흥회는 원유가격을 리터당 926원으로 기존보다 4원 인상한 이후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등이 곧바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인상을 실적부진을 이겨내기 위한 타개책으로 분석했다. 실적부진에 시달려 온 남양유업이 가격인상을 통해 이를 보전하려고 한다는 것. 실제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논란 여파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당시 남양유업은 갑질여파로 2013년 220억원, 2014년 26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우유가격인상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서 나온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기준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170억원, 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 5.8%, 영업이익은 87.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5억원으로 82.4% 줄었다. 올해들어 외부인사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8% 가량 감소한 5233억원을 기록했고, 반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65.2% 내려앉았다. 영업이익이 16.7% 증가한 27억원을 기록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한편, 흥미롭게도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홍원식 회장의 연봉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회장은 갑질논란이 불거진 지난 2013년 13억원, 2014년 15억원, 2015년 16억원, 2016년 18억원, 지난해 16억원을 각각 수령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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