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심 경영···서울 인력 포항·광양 전진배치이사회 산하 기업시민위 설치···외부와도 소통
◇서울 인력 포항과 광양에 배치 = 개혁과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 인력의 포항·광양 이동이다. 최 회장은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조직 중 현장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서는 포항과 광양으로 전진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서울 인력 약 1500명 중 최대 500명을 포항과 광양제철소로 배치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정된 것이다. 이는 최 회장이 1983년 포스코 입사 이후 36년간 ‘포스코맨’으로 살아오면서 동료와 후배 직원에게 “조직 내에서 원하는 곳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한 유명한 일화에서 보듯 그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 회장도 비(非)이공계 출신으로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을 거쳤다. 훗날 회장직에 올랐을 때를 위해 모든 걸 경험으로 생각하고 업무에 임했다는 관측이 나돌 정도로 그는 부서이동을 껄끄러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산학연협력실’을 신설하고 포항과 광양 벤처벨리 조성과 벤처기업 육성을 담당하도록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 조직은 향후 5년간 5500명의 청년인재를 육성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전담하도록 했다. 더불어 포항과 광양 지역에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시설인 ‘포스코형 마더센터’를 신설해 지역사회에까지 개방하도록 했다.
◇기업시민위원회 구성···외부 목소리 청취 = 최 회장이 취임 직후 강조한 ‘기업시민’을 시행하기 위해 ‘기업시민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치한 점도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이다. 기업시민위원회를 CEO, 사외이사, 외부전문가로 꾸려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사회 전반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기업시민위원회 산하에 실행조직인 ‘기업시민실’을 신설해 기업시민위원회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연장선에서 포스코가 보유한 복지후생시설을 협력사 직원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한편 ‘갑질 신고창구’를 개설해 최근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따금 터지는 갑질 논란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포스코와 협력사의 임금격차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포스코가 보유한 복지후생시설을 협력사 직원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퇴직임직원이 근무하는 공급사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등록하고 거래품목에 대해서 100% 경쟁구매를 원칙으로 해 ‘특혜시비’를 엄단하겠다는 의중도 밝혔다.
◇2030년 매출 100조원···존경받는 기업 문화 창출 = 기업 경영 측면에선 구체적인 숫자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 매출 100조원에 영업이익 13조원의 장기 목표 아래 당장 이번 개혁과제 시행 5년 후인 2023년 ‘포춘 선정 존경받는 기업 메탈부문 1위’와 ‘포브스 기업가치 130위’라고 명시했다. 기업문화가 올바로 정착하면 실적도 빛을 발할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그러면서도 ▲2025년까지 자동차강판 판매량 1200만톤 달성 ▲자력 독자 기술개발 체제에서 탈피해 외부기술 수용 ▲포스코대우와 포스코의 LNG 도입 등 LNG트레이딩 사업 일원화 ▲포스코켐텍 내 이차전지 종합연구센터 설립 ▲주주친화정책 확대(배당확대·사외이사IR·전자투표제 도입) 등 가시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 실천력을 높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개혁과제의 특징은 기존 경영 개혁안이 장기 목표와 외형적 모습을 강조해 왔던 것과 다르다”며 “실질, 실행, 실리의 3실 원칙에 따라 실제 현장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실리차원에서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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