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표적항암제 1조4천억 기술수출 잭팟 공시이정희 사장의 R&D투자 승부수···일단 성공적매출 증가 둔화에 주가와 실적 모두 ‘뒷걸음질’계약금 5천만달러 반영으로 4Q실적 개선 전망
5일 코스피시장에서 유한양행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2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유한양행은 매출 성장세 둔화로 실적과 주가 모두 뒷걸음질 쳤는데 이날 대규모 기술수출 공시에 예전의 주가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이날 유한양행은 공시를 통해 얀센과 비소세포 폐암 치료 신약 레이저티닙(Lazertinib)에 대한 12억5500만달러(약 1조4030억원)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단일 항암제 기술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유한양행은 이번 계약으로 계약금만 5000만달러(약659억원)을 받고, 개발 및 상업화에 따라 단계별로 최대 12억500만달러(1조3488억원)를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매출의 규모에 따라 로열티를 받게 된다.
유한양행 실적에 5000만달러의 계약금이 반영되면 유한양행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유한양행은 이번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으로 3분기에 하락한 실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 43억79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했고, 주가 역시 한 때 16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두고 지난 2015년 3월 유한양행 대표로 취임한 이정희 대표의 신약 연구개발(R&D) 성과가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한 이후 ‘한미약품 같은 신약 개발회사’를 목표로 내걸었고 신약 개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R&D에 1000억원 넘게 투자했다. 제약업계 1위라는 명성에도 보수적 경영체제를 고수해온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한양행이 최근 3분기에 ‘어닝 쇼크’를 내자 실적 악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증권가에서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추진해온 유한양행의 체질 개선이 고비를 맞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유한양행은 이번에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연구개발비 부담을 놓고 한숨 돌릴 수 있게 됐고, 이번 기술수출로 이 대표의 입지는 탄탄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가 이번에 기술수출한 신약은 그가 취임 이후 첫 번째로 실행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나온 것으로, 유한양행은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 15억원을 주고 레이저티닙(YH25448)을 사들였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외부 바이오벤처로부터 신약을 사들여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모델을 말한다.
시장에서는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로 유한양행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기술 이전은 2016년 9월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회사 로슈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던 사례 이후 2년 만에 ‘초대박 기술 이전’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한양행 목표주가를 기존 23만5000원에서 31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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