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성장동력 인력·기술 확보 ‘잰걸음’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사 ‘그랩’에 과감한 투자수소전기차와 AI 집중 내걸고 ‘임원 인사’ 단행
◇차량 호출서비스 ‘그랩’에 역대 최대 투자 = 지난 7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Car Hailing) 기업인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억7500만 달러(312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당장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업체다.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DiDi)와 미국 우버(Uber)에 이어 글로벌 차량 공유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설립돼 싱가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동남아시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련 분야 경쟁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경제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은 약 460만 건이다. 지난해 미국 내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이 500만 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그랩 투자는 단순히 일회성이 지나지 않고 차량 공유 경제 시장에 속도를 내는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부터 네덜란드에서 아이오닉EV 100대를 투입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도 카셰어링 업체 레브와 전략전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사물인터넷 기술 기반 차량 공유기업인 호주의 ‘카넥스트도어’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 ‘미고’에도 투자했다. 물류 알고리즘 기술을 갖춘 국내 업체 ‘메쉬코리아’와 스마트배터리 공유 사업을 하는 중국 업체 ‘임모터’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달에는 센서·정신물리학을 기반으로 인간 행동 예측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AI 기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9월에도 홀로그램을 활용한 증강현실(AR)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의 ‘웨이레이’와 협력을 발표했다.
◇신기술 역량 강화···임원 인사부터 = 지난달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인사를 보면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중도 읽힌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에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수소전기차와 AI 등 신기술 역량 강화’를 경영 전략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수소전기차 기술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연구개발본부 직속의 연료전지사업부를 신설하고 연료전지개발실장 김세훈 상무를 신임 사업부장에 임명했다.
김 상무는 투싼ix와 넥쏘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이 입증된 수소전기차 개발을 담당한 경험이 있다. 김 상무는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기술 고도화를 지휘하고 신규 사업 기회 선점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AI를 전담할 별도 조직 ‘AIR Lab(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Lab)’을 신설했다. 이를 총괄할 전문가로는 김정희 이사를 영입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김 이사는 국내 AI 분야 최고 전문가로 관련 논문 저술뿐 아니라 다수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상용화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2025 기술주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까지 네이버랩스의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로 근무했다.
AIR Lab은 ▲생산 효율화 ▲프로세스 효율화 ▲고객경험 혁신 ▲미래차량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서비스 비즈니스 등 현대차그룹의 ‘6대 AI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의 가시적인 성과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울산에서 신형 수소전기버스 운행을 시작했고 중국 칭화대학 베이징칭화공업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수소에너지 펀드’를 설립해 수소산업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엔 프랑스의 세계적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올해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가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NACP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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