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4세 이 전무,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로부친 이웅열 없는 코오롱···경영능력 시험대 올라
코오롱FnC가 최근 실적 부진 등으로 그룹 내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COO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았다.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28일 정기 인사를 통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고 코오롱FnC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했다.
이 COO는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이웅열 전 회장의 장남으로 코오롱그룹 오너 4세다. 1984년생으로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상무를 지냈다.
섬유소재사업을 모태로 성장해온 코오롱그룹이 처음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오너 4세의 시험대로 코오롱FnC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그룹에서 패션사업 부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57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생산한 코오롱을 모태로 하고 있는 회사로, 2010년 코오롱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코오롱의 제조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됐다. 산업소재, 화학, 필름·전자재료 등 여러 사업을 영위 중인데 이 중에서도 패션사업은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회사 실적을 견인해왔다.
2010년 회사 분할 이래 코오롱FnC의 매출액은 2010년 1조1225억원, 2011년 1조1936억원, 2012년 1조2708억원, 2013년 1조314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매출 기준 업계 순위도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에 이어 4위까지 올랐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7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했고, 영업이익률도 6%대를 기록했다. 2013년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코오롱FnC가 차지한 비중만 각각 24.99%, 34.05%에 달했다.
그러나 코오롱FnC의 성장세는 거기까지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출액은 1조2490억원, 1조1516억원, 1조1372억원으로 계속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28억원, 598억원, 551억원, 481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기준 업계 순위도 7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코오롱FnC가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81%, 24.30%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9%까지 떨어졌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 한 데다 ‘캐시카우’였던 코오롱스포츠마저 아웃도어 시장 둔화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쿠론·슈콤마보니·왁 등 후발 브랜드 성장도 더뎌졌다.
올해도 코오롱FnC는 좀처럼 부진을 떨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연간 매출액은 1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3억원으로 17.8%나 감소해 연간 4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COO가 패션 사업 부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새로운 돌파구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이 COO는 최근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이자 스타트업인 리베토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 능력과 추진력을 일부 인정 받았다. 코오롱FnC에서는 올해 36세인 이 COO가 유행에 민감한 패션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오롱FnC는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를 대거 보강하며 ‘젊은’ 브랜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라이브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와 협업해 코오롱몰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경쟁사인 한섬이 운영하던 프랑스 패션 브랜드 ‘이로’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코오롱FnC는 지난해 말 신설한 미래사업본부를 통해 신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미래사업본부는 해외진출 가능한 신규 브랜드 론칭, 첨단통신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패션 출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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