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육성에 초점···2022년까지 9조원 에너지 부문 투자김승연 회장, 방산계열사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육성 의지 드러내 불완전한 지배구조 개선 과제도···㈜한화 중심 개편, 지배력 약해
한화는 지난해 폭넓은 변화를 선택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던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인수합병을 단행하며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새로운 중장기 전략도 수립하며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경영행보는 미래 먹거리 육성과 궤를 같이한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태양광과 방산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금융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하지만 지난해 태양광 사업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덩달아 제품 가격이 하락한 여파다. 세계1위 시장인 중국은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2, 3위인 미국과 인도는 나란히 수입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며 수요 위축을 부추겼다.
김 회장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 오히려 공격적 투자로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오는 2022년까지 핵심 사업과 신사업에 22조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연평균 투자액은 4조4000억원으로, 최근 3년간 평균 3조2000억원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한화는 투자액의 40%에 달하는 9조원을 태양광 발전장비 생산 공장 신·증설과 발전사업에 투자한다.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5조원)보다 1.8배 높은 금액이 배정됐다.
태양광은 외부 요인에 따라 업황이 결정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한화는 태양광 사업과 방산 사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한화는 2022년까지 방산사업에 4조원을 투입한다. 김 회장의 방산 육성 의지는 여러 차례 이어진 인수합병에서 확인된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원),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등을 인수했다. 이후 한화테크윈의 항공엔진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방산부문은 한화지상방산으로 분할했다. 최근에는 사업지주사인 ㈜한화로부터 항공사업과 공작기계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한화지방방산이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 하는 등 사업 재편으로 경영 효울성을 한층 강화시켰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베트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직접 베트남을 방문하며 방산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했다.
아울러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5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신규 리조트와 복합쇼핑몰 개발 등 서비스 부문에는 4조원을 투자한다. 금융부문은 시장 환경을 고려해 별도로 투자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불완전한 지배구조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한화는 ㈜한화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지만, 각 계열사에 미치는 ㈜한화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한화 외에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 드림플러스아시아 등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며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다.
김 회장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 지분이 적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김 회장은 ㈜한화 지분을 22.65% 보유하고 있는 반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한화 지분은 각각 4.44%, 1.67%, 1.67% 수준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이나 에이치솔루션 상장 이후 합병으로 완벽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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