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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총파업 결국 ‘돈’ 문제···은행권 성과급 체계 들여다보니

[NW리포트|은행勞使 쩐의 전쟁①]국민銀, 총파업 결국 ‘돈’ 문제···은행권 성과급 체계 들여다보니

등록 2019.01.08 16:30

수정 2019.01.08 21:17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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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19년만에 총파업···기폭제는 ‘성과급’성과급 세부 규정 없어 매해 극심한 갈등 되풀이신한·우리·KEB하나, 성과연동 방식 도입해 협상일각선 손쉬운 이자수익으로 성과급 잔치 비판도

국민銀, 총파업 결국 ‘돈’ 문제···은행권 성과급 체계 들여다보니 기사의 사진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주요 시중은행과 달리 성과급 지급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KB국민은행은 결국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은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제도 등 다른 사안이 있지만 파업의 기폭제가 된 것은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다.

노조는 현행 기준에 따라 이익 배분(P/S)을 요구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통상임금의 3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해달라는 주장이다. 통상임금 300%에 해당하는 총액은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작년 1~3분기에만 2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2017년 1~3분기와 비교해 순익이 약 13% 증가한 규모다. 4분기까지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리딩뱅크’ 자리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면서 300% 성과급이 무리한 액수가 아니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올해 경영 목표를 채우지 못한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금까지 성과급에 별다른 기준이 없어 매번 노사 간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연동해 사측은 지급기준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그간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각한 곳으로 꼽혔다. 성과급 지급을 두고 구체적 기준 없어 협상 과정이 늘 험난했다.

국민은행과 함께 4대 시중은행으로 꼽히는 신한, 우리, KEB하나 등은 모두 성과연동제 방식의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성과급제는 초과이익 달성시 이익의 일정부분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사전에 정해진 비율대로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과 통합 이전부터 은행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급 기준을 마련해뒀다. 신한은행은 매년 영업이익 목표치의 80% 이상을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한다. 목표치에 다소 미달해도 80~100% 구간이면 목표치 80%를 초과하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과 주식 형태로 직원들에게 배분한다. 목표를 초과하면 100%~150%, 150~200% 구간마다 초과이익에서 직원들이 가져가는 비율이 상승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월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지난해 성과가 확정되는 오는 3월 100%를 주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무리한 우리은행은 성과연동제에 따른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유사하게 연초 목표치 대비 성과에 따라 초과이익 배분 비율이 달라진다.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이며 ROE 목표를 반영한다.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 성과가 모두 집계된 후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초 직원들에게 지급한 경영성과급은 수준은 연봉의 11.1%였다.

KEB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 매년 당기순이익 목표치의 80%를 넘으면 성과급을 주고 80~100%, 100~130%로 구간을 나눴다. 올해의 경우 아직 노사가 협상 중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성과급 지급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의 순이익 비중 가운데 이자순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쉽게 벌어들인 이자 수익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과 혁신 등 재투자에 쓰기 보다는 성과급 ‘잔치’에 쓰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라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은행의 이자순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혁신 등의 노력 없이도 낮은 예금금리와 이보다 높은 대출금리가 유지되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은행의 3분기 누적(1~9월) 이자 이익 29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조6000억원 대비 8.3% 늘어난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4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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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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