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공정위노조 자율협약···:상향식 간부 평가 도입“공식적으로 진행돼 적지 않은 영향 끼칠 것으로 보여”‘지나치다’ 불만도···“업무 과정 충돌로 불만 쌓일수도”“협약 바탕으로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 고쳐나갈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공정위 지부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위원회 측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일부 간부의 문제행태에 의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상황의 반복을 차단 할 목적으로 이뤄졌다.
사실 이같은 변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 위원장이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공정위 관리자 평가결과가 나왔는데, 사무실 냉장고에 쭈쭈바가 떨어지면 조사관에게 짜증을 내고, 퇴근버스 예약이나 심지어 개인적인 일까지 시키는 ‘갑질’ 사례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쉬쉬하고 있던 내부 갑질 문제가 외부로 터지게 되자, 공정위 조직은 크게 술렁였다. 관련 사실은 김 위원장에게도 즉각 보고됐다. 취임 전 일이긴 했지만 갑질 척결을 외쳐대던 김 위원장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 언론사 포럼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김 위원장과 노조 사이에서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오고간 제안내용과 실무진 협의를 걸쳐 자율협약 내용이 확정됐다. 협약 내용은 노사협의회를 설치하고 반기별로 개최해 직원의 근무환경·근로조건을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또 간부평가 결과의 인사관리 반영 노력,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방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앞서 진행됐던 간부평가는 비공식적인 설문조사 형태였고 결과 역시 공개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공식적으로 실시되고 인사에도 결과가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이 터지고 나서 공정위 내부에서는 국과장급 간부들도 전체적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당시 문제에 올랐던 당사자들이 스스로 몸을 삼가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여직원과의 술자리 문제로 오르내렸던 당사자는 현재 술자리 자체를 전혀 만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간부들이 조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일부 아래 직원들의 불만을 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인사에까지 반영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간부평가 결과가 인사로 직결되다 보니 이전 같은 갑질문화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리고 눈치보지 않고 연가를 사용하거나 교육훈련과 같은 부분이 보장돼 좋다”고 전했다.
주상현 공정위 노조 지부장은 “자신의 구성원조차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조직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체결된 협약을 바탕으로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을 대화를 통해 고쳐나가고 직원의 권익향상뿐만 아니라 위원회 구성원들이 국민행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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