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 2011년 이후 최대 낙폭2년 7개월만에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증시 불안에 채권·금·달러 등에 자산 집중
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56% 하락한 1946.9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2016년 6월 28일 1.936.22를 기록한 이후 3년 1개월여 만에 최저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이 734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420억원과 3142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7.46% 하락한 569.7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0억원과 239억원을 순매수 했지만 외국인이 372억원을 순매도하며 급락을 막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가 지수가 600선을 내준 것은 2017년 3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또한 코스닥지수가 7% 이상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11년 9월26일 8.28% 급락세를 보인 이후 약 7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오후 2시9분쯤 코스닥150 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해당 제도는 코스닥150선물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거래소가 시장 하락폭이 커져 사이드카를 발동한 것은 2016년 6월24일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선 이날 주가하락이 일본의 무역보복과 함께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라 분석했다.
이날 증시가 폭락한 반면 환율은 급등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에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하루사이 17원 가량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215.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3월9일 1216.2원 이후 가장 높다. 1200선을 돌파한 것은 2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0.33% 절하한 달러당 6.9225위안에 고시하면서 홍콩 역외시장에서는 위완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급락했다. 오전 중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 발언이 나오며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일부 진정됐지만 오후들어 미중 ‘환율 전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을 키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정말 7위안 수준을 용인했다면 무역협상이 장기화는 물론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 양상 역시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며 “당장 미 재부무는 하반기 환율보고서 발표 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한,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 강세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147.92원으로 전 거래일 3시 30분 기준가(1118.95원)보다 28.97원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달러 대비로도 가치가 올랐다. 일본 엔화의 가치는 달러당 105.89엔까지 오르며 작년 3월 말 이후 가장 강세를 기록했다.
채권과 금 가격도 안전자산 강세에 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은 g당 전 거래일보다 1800원(3.25%) 오른 5만721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14년 3월 KRX 금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다.
채권의 경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국고채3년물은 0.049%포인트 내린 1.260%로 마감했다. 이는 2016년 9월30일 이후 최저치다. 국고채10년물과 국고채3년물의 금리차는 0.089%포인트로 줄었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확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와 일본의 술출 규제에 따른 한국에 부정적 영향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에서 머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진 가운데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훼손되며 원화의 강세 안정화를 이끌 요인이 당장 부족해 보인다”며 “지난해 무역분쟁이 발생 이후 높아진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성으로 미루어봐도 원화의 단기적 약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밖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단기적 악영향이 계속해서 심리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이는 가운데 8월 말로 예정된 MSCI 리밸런싱으로 한국 비중 축소에 따른 외국인 수급 요인도 당장 달러화 수급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오는 21일 발표되는 7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의도가 보다 명확해지고 미중 무역협상 진행경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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