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후 본입찰 일정 한 달 가량 늦춰 인수 참여자 요구로 실사 기간 늘렸다지만 한투증권과 윤 회장간 매각 금액 이견 거론돼 이견 좁히지 못할 경우 매각 무산 가능성도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는 추석 연후가 지난 이후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표면상으로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SK네트웍스, 중국 하이얼, 칼라일, 베인캐피탈 등이 실사를 이유로 시간 연장을 요구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면에는 윤 회장과 한국투자증권간의 가격 이견 탓이라는 지적이다.
웅진코웨이는 윤석금 회장이 지난 3월 MBK파트너스에 매각한지 6년만에 되찾은 ‘자식’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이후 “자식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윤 회장은 총 2조원을 들여 코웨이 지분 약 25%를 사들이는 식으로 인수를 진행했다.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를 단행한 결과 자금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했었다. 윤 회장이 활용한 1조1000억원도 한국투자증권의 도움을 받았으며 CB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자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이 총액인수하며 부담을 떠안았다.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으며 인수전은 성공적으로 끝난듯 보였다.
하지만 빌린 자금이 많았던 것이 독이됐다. 윤 회장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4000억원만 자체로 마련, 인수 자금 총 2조원 중 1조1000억원은 인수합병을 위해 대출을 활용했으며 5000억원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조달했다.
결국 인수 3개월 만에 윤 회장은 자식같은 웅진코웨이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매각주관사로 윤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면서 업계에선 윤 회장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인수자금에 대한 이자와 매각수수료 등의 이득이 있는 반면 윤 회장은 자식 같은 코웨이를 시장에 내놔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웅진코웨이의 주가도 떨어지면서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팽배하다. 지난 3월4일 9만1600원에 거래됐던 웅진코웨이 주가는 지난 7월1일 7만7000원으로 16%가까이 하락했다. 7월31일 8만3900원까지 올랐지만 윤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산 금액엔 못미친다.
하락한 주가는 현재까지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수 주체들도 이를 감안해 대부분 1조6000억에서 1조7000억대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대금은 현 주가와 경영권프리미엄 등을 반영한 가격이다.
웅진코웨이가 만약 1조8000억원 이상에 매각된다면 한국투자증권은 투자한 금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활용한 웅진 자금은 확보할 수 없다. 웅진씽크빅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웅진으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2210억원을 빌렸다. 또한 웅진씽크빅도 유상증자를 통해 약 1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었다.
웅진씽크빅과 웅진 유상증자 금액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웅진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윤 회장이 매각 금액을 두고 이견을 보여 본입찰도 미뤄진 것이 아니냐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급하게 시장에 다시 내놓은 만큼 제 값을 받긴 어려울 것이란게 매각 초기단계부터 거론됐다”며 “이견을 좁히지 않는다면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웅진그룹 측은 “지난 8월 ㈜웅진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400억원 중 900억원을 상환하면서 매각 추진 당시와 상황이 바뀐 것은 있으나 한국투자증권과 이견이 있어 본입찰을 연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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