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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적으로’ ···영원한 라이벌 50년 역사

[삼성 vs LG TV 전쟁]‘동지에서 적으로’ ···영원한 라이벌 50년 역사

등록 2019.09.18 16:28

수정 2019.09.18 16:50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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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설립된 금성사에 이어 69년 삼성도 가전업계 진출사돈관계 두가문 인연 끊어신제품 출시때마다 ‘으르렁’

‘삼성 vs LG’ 50년 전쟁의 역사. 그래픽=박혜수 기자‘삼성 vs LG’ 50년 전쟁의 역사.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시 한번 큰 전쟁을 시작했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가 가전사업에 진출한 이후 50년째 크고 작은 싸움을 이어왔다. 8K TV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번 싸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싸움의 시작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는 1959년 LG전자(금성사)를 설립했고, 10여년 뒤인 1969년 삼성이 삼성전자를 설립했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와 구인회 LG 창업자는 서로 사돈까지 맺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지만 삼성의 가전사업 진출로 사실상 인연을 끊었다.

흑백 TV 시절에는 시장을 선점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앞서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977년 국내 최초 컬러 TV를 개발했고, 80년대 컬러 TV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전세를 뒤집었고 1984년 국내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두 기업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시기에 주도권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경험한다. 이후 신기술 태동기 때마다 더욱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90년대에도 두 기업은 위성수신 컬러 TV, 바이오 TV, 음이온 TV 등을 선보이며 접전을 벌였다.

이후 치열한 기술 경쟁을 거듭한 삼성과 LG는 2000년대 들어서 국내 1,2위에서 글로벌 1,2위로 등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TV가 대중화된 가운데 ‘보르도 TV’로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 LG전자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2위로 올라섰다.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진 2010년대에도 두 기업의 싸움이 더욱 잦아졌다. 서로 다른 방식을 채택하면 상대방 기술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양사의 자존심 경쟁은 TV를 넘어 가전제품·스마트폰 등 부딪히는 사업 영역 전면으로 확대됐다.

먼저 지난 2011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D TV 기술 방식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였다. 삼성전자의 3D TV 설명회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이던 김현석 전무(현 CE부문 사장)가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현 ㈜LG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오히려 삼성의 3D TV 방식이 구식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후 LG전자는 OLED 패널이 적용된 삼성전자 갤럭시S2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LG전자가 2012년 OLED TV를 공개하면서 두 회사의 감정싸움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8K TV를 둘러싼 싸움도 OLED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대형 OLED 패널은 번인(잔상)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채택하지 않았고 LG는 삼성 QLED는 LCD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가전 사업에서도 두 회사는 틈만 나면 부딪혔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세탁기 파손’ 논란이 대표적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독일 베를린의 한 가전 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전기레인지·식기세척기 등 이른바 신가전 시장에서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체로 자사 제품의 우위를 강조하면서 상대방 기술을 깎아내리는 것이 다. 일례로 판매량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조기 시장을 두고서도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가 집계해 발표하는 시장 점유율 결과에 대해서도 양사는 자사에 유리한 방식을 내세우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지난 2013년에는 삼성이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다고 발표하자 LG전자가 발끈하며 자사가 1위라고 반박했다. 지난해에는 삼성과 LG 모두 자사가 프리미엄 TV 시장 1위를 주장하면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프리미엄 TV의 기준을 서로 다르게 해석한 탓이다.

국내 1, 2위 업체로 시작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업체들은 제치고 글로벌 1, 2위로 올라선 것은 이같은 건전한 경쟁 관계가 이어져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측의 기술개발 경쟁이 품질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을 제패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국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LG의 감정 싸움이 득이될게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상호비방하는 내용을 그대로 경쟁사들이 다른 나라에서 활용할 수 있고 오히려 두 기업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특히 국내 시장이 아닌 국제 전시회에서까지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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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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