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성장률 전망치 2.2% 달성 녹록지 않을 것디플레이션 우려 과도···연말 물가상승률 회복 기대대내외 불확실성 높은만큼 통화 완화 기조 유지
이주열 총재는 27일 인천에 위치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7월 이후 두 달간의 흐름을 종합해 보면 하방리스크가 더 크지 않나 걱정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텐데 2.2.% 달성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동지역에서 사우디 원유 생산시설이 피격되는 등 유가방향에 대한 불안도 겹쳐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계속 약화되고 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유로지역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제조업 부진으로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국 역시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을 조금 더 완화적으로 조정했다”면서 “미 연준이 7월에 이어 지난주 FOMC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했고 ECB도 금리를 낮췄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결국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좀 더 갈 것으로 본다”면서 “연내에는 불확실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의 흐림이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역시 글로벌 경제 흐름의 영향으로 실물경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 부진, 소비 증가세 약화 등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진한 수출과 투자의 가장 큰 주된 원인이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월 중 0%로 크게 낮아지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징후로 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9월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작년에 급등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해소되는 빠르면 연말, 아니면 내년 초 쯤에는 소비자물가가 1% 내외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근원인플레이션을 보면 농수산물과 석유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8∼0.9%, 1%에 가까이 가고 있다”며 “0.8%, 0.9%정도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근원인플레이션 중에서도 정부 정책의 영향을 제거해 놓고 보면 1%를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석유가격, 정부정책 효과만 제거해 보아도 벌써 1%대로 보면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는 것이 이 총재의 분석이다.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장기간 동안 많은 품목에서 물가하락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 징후로 읽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과거 디플레이션이 심할 때 전체 조사대상 품목의 3분의 2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또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것 역시 물가상승률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은 통상 실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과거에도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면 기대인플레가 같이 떨어졌다가 다시 그런 기저효과가 사라져서 실제 물가상승률이 올라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또 올라가는 패턴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대외 여건과 국내 성장과 물가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점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10월 열리는 금통위까지 모든 지표를 살펴보고 거시경제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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