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 이은 李의 숙제대외 ‘험로’ 산적···AI·5G 새로운 판은 기회“총수 부재 위협 여전···기념식 불참 아쉬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을 삼성 동일인으로 지정하며 사실상의 총수로 인정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의 ‘도쿄 선언’과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이어 이 부회장의 ‘뉴 삼성’으로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 부회장 앞에 놓인 대내외 경영 환경은 이전 못지않게 험로다.
1등을 향해 달려가던 삼성전자에서 이제는 그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거센 추격이 거시적인 글로벌 위협으로 떠오른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여전하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의 새로운 먹거리가 기회로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판매 정체는 위협으로 공존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정의되는 새 시대 기업 문화 혁신과 사회공헌 활동 등도 꾸준히 국내에서 요구받고 있다.
역설적으로 지난달 25일 열린 국정농단 사태 뇌물 혐의 기소 첫 재판에서 정준영 부장판사가 “이재용의 신경영은 무엇이느냐”라고 이례적으로 묻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최근 재판으로 법정을 오가면서도 이 부회장이 내놓은 청사진은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R&D)로 압축된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삼성전자 특유의 ‘인재 육성’에도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중이 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경제활성화·일자리창출(3년간 180조원) ▲반도체 비전 2030(2030년까지 133조원) ▲QD디스플레이 투자(2025년까지 1000억원) 등 사회적인 고용 분위기와 기업 내부적인 미래 사업 계획에 호응하기 위한 굵직한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전자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에서 확대해 지난 추석 연휴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비주력 계열사 현장 행보로 존재감도 드러냈다.
세계 시장에서 주목하는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능력이나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을 통한 신사업 추진엔 ‘일단정지’ 상태다. 그렇지만 사법적인 부담을 덜어내면 얼마든 추가로 관련 행보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9차례 만났다는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는 만큼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도 어느 정도는 호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평균 역사가 17년 내외인 것을 고려해 재계 상징인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행사에 총수가 부재한 것은 여러 메시지가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2009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등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도 비전 2020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그때는 이건희 회장의 형이 확정된 데다가 비전 발표 이후 특별 사면을 받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진행 중에 있어 향후 거취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삼성전자는 50돌을 맞기 하루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7조원대를 재탈환하는 등 반등 기지개를 켰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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