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내년 코스피 1900~2500 전망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견인바닥 확인한 지수, 상승세 전환에 무게미중 불확실성 여전···‘상고하저’ 예상도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는 밴드 하단 1900, 밴드 상단 2500으로 제시됐다.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반면 메리츠종금과 케이프증권은 밴드 상단을 2500으로 제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11월 들어서 2100선을 탈환할 코스피 지수가 내년에는 최대 20%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하반기부터 보수적으로 견지해 온 시각을 전환한다”면서 “코스피는 지난 2년간 이어온 약세장을 탈피할 것이고 20%는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에 대한 밝은 전망은 결국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서 시작된다. FN가이드와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준 올해 순이익은 86조원으로 지난 2015년(83조원) 이후 최저점을 찍지만 내년에는 11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점을 찍었던 2017년(131조원)~2018년(124조원)에는 못 미치지만 반등에 성공하는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올해 125조원으로 저조한 지난 2년간에 비해 크게 감소지만 내년에는 158조원으로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축소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서버·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5.7% 증가한 37조2711억원으로 예상되며, SK하이닉스는 134.3% 늘어난 6조7587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20년 전망 보고서에서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할 것처럼, 주가와 실적은 산책하는 주인과 개처럼 서로 앞서거나 뒤서거나 할 수 있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해 간다”면서 “주가가 실적을 따라간다면 2020년 주가는 2019년보다 개설될 것이라고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증시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낙관론 역시 내년 한국 증시를 ‘맑음’으로 전망하게 하는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1단계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서로에게 부과하던 추가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내년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무역갈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에도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고 내년 감세 정책 효과가 더욱 약화될 것을 감안하면 대선 전에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면서까지 무역갈등을 지속시키지는 못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리·환율 등 대외여건도 증시에 우호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p 내렸다. 제롬 파월 FRB 의장은 “당분간 추가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추가로 인하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이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외국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진 점 역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코스피 전망이 올해와 비교해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완전한 상승장으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존재한다. 뒤로 갈수록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반기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중 협상이 완전히 체결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 서명까지는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면 상장사 이익 반등 폭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 한국 증시는 실적 바닥론이 이어지며 연초에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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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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