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해 가명정보 활용정보제공 사후 동의로 개정···기업이 가명정보를 이용한 사업 가능핀테크 산업서 통과 원하지만···시민단체 반발, 개인정보 유출 우려여야, 19일 통과시키자 합의···규제완화 정도 놓고 수정안 만들듯
12일 문희상 국회의장와 여야 원내대표 간의 회동에서 데이터 3법 등 비쟁점법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했다. 데이터 3법은 여야 모두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법안이지만, 그간 논의가 지지부진해 국회에 계류돼 있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규제완화를 목적으로 추진했다. 데이터 3법은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이루어졌다. 법안 내에서 방대한 양의 개념정의와 수정 등이 따르는 법안으로, 사실상 제정법에 가까운 수준이다.
현행법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를 가명정보로 바꾸고, 사전에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게 변화를 주었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에 이름 등 일부 정보를 삭제해 식별하기 어려운 정보를 말한다.
업계에선 법안이 통과되면 금융혁신에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명정보를 활용해 이종사업 간에 정보교류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이 소관 부처별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생긴 불필요한 중복 규제를 없애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민단체 등에서 반대하고 있다. 법안 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가명정보도 ‘교차 확인’을 통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게다가 기업 간의 개인정보 판매가 고객의 동의없이 이루어지면 인권침해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여야는 데이터 3법 처리에 큰 이견을 갖고 있지 않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모두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데이터 3법 통과를 주장했다. 정부도 통과를 원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데이터 3법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것은 규제완화의 정도 차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제완화에 대해 여야 모두 각각 여러 법안을 발의하면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됐는데, 한가지 방법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개인정보에 대해서 가명정보를 처리하면 동의없이 사용하도록 하는 완전한 규제완화 방안이 있다. 이에 개인정보를 등급화해서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을 따로 정하는 방안이 있고, SNS 등에 노출된 정보에 대해서는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와 함께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키는데 어려움을 주는 건 상임위원회 별로 쪼개져서 논의되기 때문이다.
신용정보법은 정무위원회 소관, 개인정보보호법은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정보통신망법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 법안을 모두 개정해야 개인정보의 통합관리가 가능하다.
지난 10월24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신용정보법을 논의했는데, 이는 법안들이 발의된지 1년 만에 진행된 것이었다. 이날 여야는 어느 정도 의견을 취합하면서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었는데, 방대한 양의 수정이 있기 때문에 여러 의견이 있어 심사를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가 데이터 3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부 제출안은 사실상 데이터 산업에 활성화에 도움 되는 것이 없다”며 “최대한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 되는 쪽으로 한국당 의지를 담은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데이터 3법의 규제완화가 폭넓게 되는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여야의 합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핀테크 기업 핀크 관계자는 “데이터 3법을 여야가 합의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연내 조속히 통과돼 혁신 금융 산업에 활기를 넣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안이 규제완화에 집중할수록 인권침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13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성명서를 내고 “시민사회 등은 데이터 3법이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에만 치중하고 있어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개인정보 권리를 엄격히 보호할 수 있는 현명한 입법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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