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50대 CEO’ 젊은 피 수혈 세대교체趙 ‘경영 메이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승진물류 전문가 노삼석 대표 경쟁력 강화 임무‘정비통’ 유종석 한국공항 대표 안전 강화 초점
2일 재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고(故) 조양호 회장 최측근으로 불리던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이 이날부로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다. 조 전 회장 복심으로 알려진 석 부회장은 대한항공 부회장을 내려놓지만, 지주사 대표이사는 유지한다. 이번 인사가 조 회장 체제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가 강한 만큼, 석 부회장은 KCGI 등 외부 경영권 공격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이 지난 4월 그룹 회장에 오를 당시 석 부회장과 서 사장, 강 사장, 우 사장 이른바 ‘전문경영인 4인방’은 조 전 회장의 공백을 메우면서 조 회장을 보필할 조력자로 꼽혔다. 이들은 조 전 회장 측근집단으로, 오랜 기간 그룹 경영 전반에 참여해 온 ‘한진맨’들이다.
하지만 서 사장과 강 사장은 1949년생인 조 전 회장과 동갑으로, 비교적 고령에 속한다. 석 부회장은 1955년생으로 아직 60대지만, 조 전 회장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해 ‘뉴 한진’을 추구하는 조 회장 입장에서 부담이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우 사장은 4인방 중 유일하게 승진하며 자리를 지켰다. 우 사장은 1962년생으로 전문경영인 4인방 중 가장 나이가 적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09년 상무로 승진했다. 우 사장은 당시 ‘최연소 상무’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을 거쳐 대한항공 대표로 3년간 근무했다.
우 사장은 조 전 회장이 직접 발굴한 인사로, 조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보좌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우 사장이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승진한 시기는 조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때와 겹친다. 조 회장의 ‘경영 메이트’인 셈. 우 사장은 여객 사업과 경영 전략에 잔뼈가 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사장의 뒤를 이어 신임 ㈜한진 대표로는 노삼석 대한항공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노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부산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우즈베키스탄 현지 합자법인인 ELS 법인장과 타슈겐트영업소장, 화물영업부 담당, 화물사업본부장, CSS(Cargo Service System)추진 사무국 총괄을 역임한 ‘물류 전문가’다.
조 회장은 글로벌 물류 전문가를 발탁해 종합물류기업을 표방하는 ㈜한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운영 효율성 강화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강 사장 후임으로는 유종석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전무가 낙점됐다. 1960년생인 유 전무는 올해 만 나이로 59세다.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1986년 입사했다. 자재부 항공기팀장, 운항점검정비공장 부공장장, 정비기획부 담당, 정비본부 부본부장 겸 정비기술부 담당, 환경건설관리부 담당 겸 자재부 총괄을 역임했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항공기 엔진 수리 업체 ‘아이에이티’ 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유 신임 대표를 선임한 배경에는 ‘안전’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는 조 회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공 항공운수보조를 주사업으로 하는 한국공항 CEO 자리에 ‘정비통’을 앉힌 것은 “안전과 관련해 어떠한 양보도, 타협도 없다”고 강조한 조 회장의 경영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이번 인사는 베일에 감춰진 조 회장 사람들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7년 영입된 외부 출신인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은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한진그룹의 임원 직위체계는 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 등 6단계다. 장 실장은 전무B에서 전무A로 승진하는 것이 맞지만, 2단계를 앞서나갔다.
장 실장은 조 회장이 적극 지원하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지휘하고 있다. 1969년생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에서 18년간 근무했다. 대한항공 입사 직후 CSS추진 사무국에서 IT 사업 총괄을 맡으며 화물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바 있다.
더욱이 장 부사장은 CSS추진 사무국 총괄을 담당한 노 대표와도 손발을 맞춘 전례가 있는 만큼, ‘조원태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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