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금감원장, 금융투자사 CEO와 간담회“DLF·라임 사태로 투자자 신뢰 손실 심각”“‘상두주무’의 자세로 힘써달라” 당부
윤석헌 원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파생결합상품(DLF)·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등으로 추락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상두주무((桑土綢繆·비가 내리기 전에 새가 나무 뿌리를 물어 둥지 입구를 막는다)의 자세로 힘써달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번 DLF 사태와 같이 단기 이익에 집착하는 근시안적인 영업 관행은 결국 투자자의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 이는 금융투자산업 스스로 자기의 시장을 갉아먹게 된다”며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 중심의 경영패러다임’을 확립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참석한 CEO들에게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 원장을 포함해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과 최현만 금융투자협회장 권한대행(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등 국내 14개 증권사와 12개 자산운용·전문사모운용사 CEO 25명 등이 참석했다.
윤 원장은 자본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복잡한 금융부문으로 걸쳐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내년 중 이에 대한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지난해 9월말 기준 469조7000억원이다. 이중 17% 정도인 80조원 규모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정체 또는 하강 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 모니터링과 사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 원장은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입수해 그림자금융 데이터베이스(DB)를 우선 구축하고 위험지표별 리스크 대시보드를 구축할 것”이라며 “그림자금융 규모와 추세 분석과 함께 위험평가지표 등을 마련해 이를 취급하는 금융투자업자에 대한 위험 평가 등 감독 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시장 리스크관리 보고서(Risk Outlook)를 작성해 자본시장 리스크의 중요성과 전이경로를 분석할 것”이라며 “리스크 대시보드 및 해외 감독당국의 분석내용을 토대로 국내외 자본시장 환경변화, 부문별 자본시장 현황, 자본시장 위험요인 등을 상세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에게는 고객의 최선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신인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윤 원장은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법상 자산운용업자에게 신인의무가 부과되고 있으나 행위-절차 중심의 규제 체계로 인해 신인의무 위반을 이유로 제재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영국·미국 등의 신인의무 원칙 감독사례를 벤치마킹 해 상품 판매 전 단계에 걸쳐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영업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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