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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경영권 쥔 제주항공···구조조정 여부 ‘촉각’

이스타 경영권 쥔 제주항공···구조조정 여부 ‘촉각’

등록 2019.12.19 11:26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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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확보로 공동경영···향후 통합 관측 LCC가 LCC 지배하는 구조, 효율성 떨어져재무구조 개선 위한 추가 자금지원도 부담군살빼기 불가피···인력·노선 정리 우선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1등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당장은 ‘합병’ 보단 ‘단순 인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일각에선 향후 두 항공사간 통합이 예상되는 만큼, 이스타항공의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18일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 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은 인수대금으로 약 69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양 사는 오는 31일 SPA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기업가치를 1358억원 수준으로 환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실적 기준 주가매출비율(PSR) 0.24배 수준으로, 제주항공(0.58배)에 비해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PSR은 기업의 성장성 지표로 볼 수 있다.

이번 계약으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1대 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다만 기존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가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공동경영체제’를 그린다. 이스타홀딩스는 전환사채 2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면 2대주주가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내 LCC들 중 압도적인 규모를 갖추게 되면서 항공사 경쟁구도 재편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선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스타항공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253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올해는 업황 악화에 따른 추가 결손금 발생으로 완전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63억원과 단기금융자산 2704억원 총 326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 자금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수천억원대의 추가적인 현금 수혈이 불가피하다.

SPA 체결 조건이나 자금 조달 방안, 이스타항공 운영 방식 등과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다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모두 합병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인수작업 완료 이후 당분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자회사로 두며 경영하는 구도를 그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간 합병 사례가 전무하고, 절차가 복잡해 쉽게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항공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두 항공사가 합병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LCC가 또다른 LCC를 지배하는 구조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주항공 입장에서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LCC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엔젤투자자’가 아닌 만큼, 이스타항공과의 합병은 예고된 수순”이라며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스타항공의 군살빼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타항공이 경쟁 LCC에 비해 경영환경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높은 단위비용을 꼽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비용절감 작업은 기재 운용과 노선 계획보다는 인건비 등 일반 비용 축소다.

이스타항공은 매출액이나 이익창출력 대비 인건비 부담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LCC들의 임직원수는 제주항공 2841명, 진에어 1898명, 이스타항공 1453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기준 매출 5664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매출 1조2594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 순이익 709억원의 실적을 냈다. 진에어는 매출 1조107억원, 영업이익 630억원, 순이익 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스타항공과 이들 항공사의 순이익 격차는 10배 이상이지만, 인력 규모는 이들의 70%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매출이나 이익대비 인력비 지출이 크다는 얘기다.

또 인천~상하이 노선이나 부산~싱가포르 등 일부 알짜 노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수익노선 포트폴리오가 탄탄하지 않다. 제주항공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복 노선을 코드셰어 등으로 감축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동일한 기재를 운용하기 때문에 조종사나 정비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일반 직종의 경우 인건비 절감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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