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입된 법조 인사, 윤리경영실장 役최근 공석된 ㈜코오롱 사내이사 선임 관측준법경영 실천 차원···조직원간 결속력 강화도대내외 이슈로 하락한 이미지·신뢰 제고 임무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지난 12월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유병진 ㈜코오롱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승진과 전보 등을 포함한 그룹 인사 대상은 36명으로 소폭에 그쳤다. 총수 부재와 계열사 리스크 등을 고려해 경영진 교체를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유 전무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코오롱 승진 인사는 3명으로, 유 전무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상무보로 신규 선임됐다.
1973년생인 유 전무는 2006년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 검사, 2008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 2011년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검사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개인 법률사무소를 개소해 변호사로 2년간 활동했다.
유 전무는 2013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로 영입됐다. 당시 유 전무는 그룹을 통틀어 가장 젊은 임원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4년간 근무하다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유 전무는 윤리경영실을 이끌었다. 상무로 근무한 지 6년 만에 전무를 달았다.
유 전무는 코오롱 계열사인 엠오디와 코오롱엘에스아이에서 감사와 이노베이스 사내이사 등도 겸직했다. 특히 2016년 이노베이스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을 당시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은 현 ㈜코오롱 대표인 유석진 사장과 합을 맞춘 전례가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무가 오는 3월 예정된 ㈜코오롱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4분기 기준 ㈜코오롱 등기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유 사장과 윤광복 경영관리실장 전무, 박문희 인사실장 전무, 이상돈 사외이사, 김종원 상근감사로 구성됐다. 하지만 박문희 전무가 지난해 인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 경영지원총괄로 이동했고, 사내이사 1석이 공석이 된 상태다.
㈜코오롱은 그룹이 200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10년간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1인, 상근감사 1인 총 5인 이사회 체제를 유지해 왔다. 때문에 변수가 없는 한, 빈 자리를 내부에서 충원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등기임원 중 옥윤석 사업관리실장 상무와 조항집 전략기획실장 상무 등이 또다른 사내이사 후보로 거론된다. 옥 상무는 사업 관련 예산 책정 및 집행 업무를 맡고 있지만 상무를 단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조 상무는 코오롱글로텍으로 전보 발령을 받은 탓에 유 전무가 유력하지 않냐는 시각이다.
그룹은 윤리경영과 법무 업무에 특화된 유 전무를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시키며 대내외적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웅열 전 회장이 2018년 말 퇴진을 선언한 이후 그룹은 온갖 악재를 맞았다. 특히 인보사 논란은 그룹 전체 이미지와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인보사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코오롱그룹은 이 전 회장 퇴임 이후 각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실시하고 있고, ㈜코오롱을 대상으로 한 소송은 없어 유 전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조계 출신 임원에게 힘을 실어주며 코오롱그룹을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차원인 듯”이라며 “투명한 경영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조직원간 결속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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