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 영남권서 절대적 입지···여객 수요 정체수도권 진출해 성장 모멘텀 확보···중거리·안전으로 승부모회사 매각, 경영진 물갈이 우려···사업연속성 깨질수도
하지만 모회사가 HDC현대산업개발로 매각되면서 경영진 전면 교체 가능성이 대두된다. 사업전략 지속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영남권 수요 정체···인천공항 진출로 제2의 도약=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지난 2008년 출범했다. 부산과 영남권 수요를 독식하며 고공성장을 이어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44.17%, 넥센과 부산롯데호텔 등 부산지역 주주들이 45.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제주항공에 이어 업계 2위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LCC 시장 포화와 여객수요 정체 등이 맞물리면서 성장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2015년 진에어에 2위 자리를 내줬고, 3년 만에 티웨이항공 공세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2018년 별도 기준 에어부산 매출은 6536억원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7319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출범 11주년이던 지난해 인천공항 진출을 선언하며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다. 지역을 근간으로 한 전략은 유지하면서, 인천발 국제선 취항으로 성장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취항한 인천~중국 닝보 노선을 시작으로, 인천~중국 선전·대만 가오슝·필리핀 세부 노선·중국 청두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특히 인천~닝보 노선은 국내 항공사 중 에어부산이 단독으로 운항한다. 닝보는 선박 화물 총 물동량 기준 세계 1위의 항만도시로, 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에어부산은 에어버스사의 차세대 기종인 A321neo LR을 도입, 중거리 단독 노선 개발에도 나선다. 올해 초 A321neo LR 2대를 도입해 3월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한다. A321neo LR은 기존 항공기보다 비행거리를 더 늘린 롱레인지 버전인데, 최대 운항거리는 6400km다.
신형 기재가 들어오면 대형항공사(FSC)만 운영하던 싱가포르와 인도 델리와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 취항해 노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FSC 대비 저렴한 운임 등으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항공기 운영으로 정비와 운항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아울러 항공기 가동률 증대에 따른 고정비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
에어부산은 ‘완벽한 안전 추구’를 슬로건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지난해 10월에는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는데, 자체 정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다. 무차입경영 기조를 버리고, 안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금호 측 경영진 대거 교체 가능성···사업 지속성 떨어질라=하지만 CEO(최고경영자) 교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료하면 한태근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을 물갈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부터 대표를 맡아온 한 사장은 에어부산을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매출 규모에서는 LCC 하위권으로 내려왔지만, 2018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특히 한 사장은 소탈한 성품으로 회사 내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출신으로,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당장 오는 3월28일에 대표이사 임기도 만료되기 때문에 자리보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한 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이 교체될 경우 경영기조의 지속성과 사업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사장은 항공업계 최장수 CEO로 에어부산을 이끌어왔다. 더욱이 업황부진이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수장 교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산지역 주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당초 2015년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상장 시기가 미뤄졌다. 당시 주주들은 경영전략과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상장을 반대했다.
한 사장은 이들을 적극 설득, 상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춘 만큼, 한 사장과 부산 주주들은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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