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일선 미참여 주장, 시장·주주 ‘기만행위’ ‘이사자격조항’ 신설 조현아 복귀 걸림돌 안돼이사 후보군, 전문·독립성 없어···투기세력 불과“조원태 회장 체제가 장기적 투자관점에서 유리”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주연합의 간담회는 비전과 알맹이가 없는 흠집내기식이었고, 자기 합리화에만 치중한 반쪽짜리였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제시한 전략의 재탕일 뿐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실현 가능성이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견강부회(牽强附會)식으로 현 경영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그룹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주주연합의 주장이 시장·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봤다. 이사회 장악과 대표이사 선임 후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주주연합은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고 경영복귀”라며 “해외 금융·투기세력들이 기업 경영권을 침탈하는 과정도 이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주주연합의 주장은 사실상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주주연합의 ‘이사자격 조항신설’ 제안에 대해서는 조 전 부사장 복귀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주주제안으로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회사·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나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땅콩회항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의 경우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고 이혼소송도 진행 중이다.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는데,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위한 밑그림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고, 이는 그룹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경영인 후보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이사 요건인 ‘전문성·독립성·다양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룹은 “간담회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 비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자화자찬만 했다”며 “주주연합이 내세운 이사후보 면면을 보더라도 이러한 요구사항에 위배되는 인물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김신배 후보의 경우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다.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함철호 후보는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Skyworks)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진칼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취득한 정보를 토대로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본주 후보의 경우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있고, 그만둔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반도건설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려워 ‘독립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은정 후보는 주주연합에서 여성 후보이자 금융 전문가로서의 부분을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 신성환 사외이사(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보다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회사는 “신 이사의 경우 한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고,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다. 중복되는 인사를 추천한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항공산업은 외생 변수와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인 만큼, 업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빠른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석태수 대표(한진칼), 우기홍 대표, 하은용 부사장(이하 대한항공), 최정호 대표(진에어) 등 유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과 함께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그룹은 “주주연합의 근본적 목표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며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