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설계사 영업활동 자제 대구·경북지역 영업 사실상 중단삼성생명, 대구 전 직원 재택근무종신보험 절판 마케팅 계획 차질
특히 오는 4월 종신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판매전쟁을 예고한 생명보험사들은 절판 마케팅을 추진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의 설계사들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주부터 고객들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설계사와 가입을 권유받는 고객 모두 접촉을 꺼리면서 신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80%가량이 밀집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설계사와의 접촉을 통한 대면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146명이며, 이 중 대구·경북지역 확진자는 944명이다.
실제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대구지역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와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 중이다.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대구지역 전 직원을 자택에서 근무하게 하고 필수 인력 1~2명만 번갈아 출근토록 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대구중앙지역단 소속 지점장 1명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세를 나타내 지역단 전 직원을 자가 격리토록 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사옥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달 20~23일 사옥을 폐쇄하고 27일까지 전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해당 사옥을 사용하는 설계사의 사무보조인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자 총 2명과 같은 층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3월 3~7일까지 자택에 근무한다.
이 같이 각 보험사 지역단과 지점 업무망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고객들이 설계사들과의 만남을 거부하면서 신규 영업활동은 중단됐다.
대부분의 설계사들은 기존 고객과 이미 접촉했던 가망고객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가입하기보다는 권유에 따라 가입하는 보험상품의 특성상 설계사가 고객을 직접 만나 가입을 권유하는 대면채널은 핵심 판매채널이다.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다이렉트채널이 발달하고 있지만 어렵고 복잡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24개 생보사 중 전속 설계사가 있는 21개 회사의 설계사 수는 9만2626명이다.
3대 대형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 수는 삼성생명이 2만4475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1만7922명), 교보생명(1만4261명)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대구·경북지역 설계사 수는 삼성생명(3011명), 교보생명(1687명), 한화생명(1332명) 순으로 많다.
현재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 체온계 등을 지급하는 등 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지원만으로는 감염 우려에 대한 설계사와 고객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당장 3월부터 대대적인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을 추진하려던 생보사들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오는 4월부터 종신보험료를 5~10%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운용수익률 하락하면서 예정이율을 낮추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비싸지고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싸진다.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되면 보험료는 5~10% 인상된다.
올 초부터 예정이율 인하 계획이 알려지면서 보험료 인상 전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이 예고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모바일 전자청약과 스마트폰 자필서명 등을 이용한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같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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