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선영에서 가족행사로 고 박용곤 명예회장 1주기를 추모했다.
두산그룹 선영에는 두산 창업주 고 박승직 회장 부부 합장묘와 고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 묘가 있다.
박 명예회장은 지난해 3일 저녁 향년 87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1932년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1녀 중 장남이다.
1963년 동양맥주에 말단 사원으로 입사한 고인은 한양식품 대표, 동양맥주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친 뒤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때 OB베어스 야구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재임 시 국내 기업 처음으로 연봉제를 도입하고 대단위 팀제를 시행하는 등 선진적인 경영을 적극 도입한 장본인이다.
지난 1994년에는 직원들에게 유럽 배낭여행 기회를 제공했고 1996년에는 토요 격주휴무 제도를 시작했다.
또 여름휴가와 별도의 리프레시 휴가를 시행하는 등 직원들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수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동양맥주에 재직 중이던 1964년에는 당시 국내 기업에서는 생소하던 조사과라는 참모 조직을 신설해 회사 전반에 걸친 전략 수립, 예산 편성, 조사 업무 등을 수행하며 현대적 경영체계를 세우기 시작했다.
두산그룹 출신 한 원로 경영인은 “바꾸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이다. 새로운 경영기법이나 제도가 등장하면 남들보다 먼저 해보자고 하셨다”고 회고했다.
고 박용곤 명예회장은 부단한 혁신을 시도한 주인공으로 불린다. 창업 100주년을 한 해 앞둔 1995년의 혁신이 대표적이다.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당시 주력이던 식음료 비중을 낮추면서 유사업종을 통폐합하는 조치를 단행, 33개에 이르던 계열사 수를 20개 사로 재편했다.
이어 당시 두산의 대표사업이었던 OB맥주 매각을 추진하는 등 획기적인 체질 개선작업을 주도해 나갔다.
이 같은 선제적인 조치에 힘입어 두산은 2000년대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미국 밥캣 등을 인수하면서 소비재 기업을 넘어 산업재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고 박용곤 명예회장은 새로운 시도와 부단한 혁신을 통해 두산의 100년 전통을 이어갔고, 더 나아가 두산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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