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별 경쟁적 개발···프로젝트 실패는 실업과 연결회사 인적 구조조정에 악용···일부 업체는 재배치게임업계 만연한 고용행태 개선해야”
지난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 검은사막 개발 및 서비스사인 펄어비스의 신작 프로젝트인 ‘붉은사막·도깨비·플랜8’ 3개 모두가 드랍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작품들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진행한 ‘펄어비스 커넥트 2019(Pearl Abyss Connect 2019)’를 통해 공개한 작품들로 펄어비스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혀왔다.
이와 함께 관련 프로젝트 개발자들이 무더기로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정경인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서 해명했지만 잡음은 여전하다. 정 대표는 사내 공지사항을 통해 “징계해고와 10여 명의 권고사직, 특정 부서의 자진 퇴사가 겹쳐 많은 인력이 한꺼번에 퇴사한 것으로 인식됐다”며 “향후 인사정책과 기업 문화, 당일 퇴사 등에 대해서 빠르게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규 프로젝트는 어떤 것도 중단되지 않았다”며 “지금 시작한 모든 신작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노동자들은 대량 해직 사태가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국내 대다수 게임사의 프로젝트 드랍이 곧 해당 개발자의 퇴사로 이뤄지는 오랜 관행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사들의 경우 팀을 짜 게임 개발을 진행한다. 만약 A팀 개발의 프로젝트가 취소될 경우, A 팀원들의 일거리는 사라진다.
지난해 넥슨은 프로젝트 드랍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넥슨의 경우 매각불발 후 체질 개선을 이유로 사업 부분의 조직 개편과 몇몇 프로젝트를 드랍했다. 프로젝트 드랍으로 갈 곳을 잃은 개발자들은 회사측과 면담 후 전환 배치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넥슨 노조는 프로젝트 드랍은 사실상 구조조정을 의미한다며 구성원의 확실한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프로젝트 드랍이 통상적인 일이라는 회사 입장과 반대되는 주장이다.
노조는 “프로젝트 드랍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도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을 주는 것과 같다”며 “드라마처럼 필요가 없어진 사람의 책상을 복도로 빼두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은 언제나 노동자의 몫으로 돌린다”면서 “팀의 드랍 결정이 개인의 고용불안으로 전가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드랍 후 새로운 팀으로 선택받는 개발자는 사실 몇 없다”며 “선택받지 못한 개발자는 결국 퇴사 수순을 밟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업계 내 만연한 고용 형태로 높은 이직률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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