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IR 간담회도 사실상 ‘유명무실’”“아직 공모가 책정이 불리하기 때문“수요예측 기업 대부분도 줄줄이 연기·철회 다만 센코어테크 등 일부만 자신감 보이기도코로나 끝나면 오히려 IPO 쏠림현상 우려돼
코스피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여전히 봄이 오지 않고 있다. IPO활동은 통상 직접 대면접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IPO 추진 기업들이 제대로 된 기업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일정을 취소하거나 뒤로 미루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9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요예측 예정이었던 6개 기업들(압타머사이언스, 노브메타파마, 에스씨엠생명과학, 엔에프씨, 엘에스이브이코리아, 메타넷엠플랫폼 등)이 모두 공모철회를 결정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기관투자자와 기자 대상으로 진행되는 기업설명회 부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설명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수요예측 과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IPO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공모가 책정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물론 엔에프씨의 경우처럼 극소수이지만 ‘비대면’(혹은 언택트)인 온라인 간담회로 진행하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앞서 사례처럼 시장 반응이 미미하자 IPO추진 기업들이 굳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다.
엔에프씨뿐만 아니라 노브메타파마와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예정대로 IPO 간담회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유튜브 등 온라인 화상 플랫폼을 통한 간담회를 시행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못했다. 결국 이들 기업들도 상장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증권신고서마저 철회했다.
증권사 IPO담당 관계자는 “사실상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온라인 간담회 등을 통해 나름 적극적으로 기업설명(IR) 활동에 나섰음에도 결국 철회를 결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코로나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상장 관련 업무도 화상 회의나 서면자료로 대체되고 있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1분기(1월~3월) IPO 시장 역시 꽁꽁 얼은 상태다. 올해 1분기에는 레몬, 서울바이오시스, 플레이디 등 8개의 기업만 증시에 상장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12개 기업 상장)보다 더 적게 상장된 수치다. 또 이들 기업들이 상장할 당시 역대급 폭락장세가 이어지자 대다수가 공모가를 하회했는데, 이러한 점도 현재 IPO 추진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
물론 모든 기업이 상장을 미룬 것은 아니다. 최근 수요예측 일정이 있었던 기업 대다수가 줄줄이 철회하는 상황 속에서 나홀로 재상장에 도전하는 기업이 있었다.
그 기업은 건축 시공 전문기업 센코어테크로, 오는 13일 IR과 수요예측을 동시에 진행한다. 지난달 상장을 미루겠다고 밝힌 지 보름 만에 다시 공모 일정을 잡으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공모 규모 및 방식도 그대로 진행한다. 기존 1만2400~1만6500원의 밴드로 219만500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구주매출 규모도 줄이지 않았다. 한 IPO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모두 공모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하는 가운데 재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자신감이 돋보이고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센코어테크의 의외의 행보에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공모 절차를 먼저 진행하는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는 말도 뒤따른다.
SK증권 중소성장기업분석팀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고, 코스닥 시장 투자심리가 회복할 경우 공모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단기간 내에 IPO 시장에 쏠릴 것”이라며 “이럴 경우 수요예측, 기업설명회 등 일정들이 중복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서 부각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쏠림 현상을 피해 공모절차에 먼저 돌입하는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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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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