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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빅5, 1분기 적자 6000억 ‘훌쩍’···대붕괴 임박

항공사 빅5, 1분기 적자 6000억 ‘훌쩍’···대붕괴 임박

등록 2020.04.20 13:3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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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하루 결손액만 39억원으로 추산비상장사·조업사 등 포함하면 적자 눈덩이협력사들, 경영난에 인력감축···폐업도 시작정부, 이번주중 추가 금융지원책 마련할 계획

국내 항공사 빅5 업체의 지난 1분기 영업적자 총합이 6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국내 항공사 빅5 업체의 지난 1분기 영업적자 총합이 6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지난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상위 5개사의 적자 추정치 총합만 6000억원을 웃돈다. 협력사들까지 더하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항공산업 붕괴 위기가 현실화됐다고 우려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2개사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3개사의 올 1분기 영업손실액은 최대 6093억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의 1분기 실적 최저치는 매출 2조740억원, 영업적자 248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수치다. 단순 계산으로 영업일 기준 하루에만 39억원의 결손액이 쌓이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적자가 3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3월 기준 여객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 횟수는 90% 가량 감소했고, 여객 수요는 평시 대비 10%대에 그쳤다. 버는 돈은 없지만 항공기 리스료 등 고정비는 매달 5000억원씩 빠져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임원들이 최대 50%의 급여를 반납하고, 직원의 70%는 휴업에 돌입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하지만 자구안이 4월부터 적용된 만큼 1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분기 기준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항공사 파업과 9·11테러 등 악재가 맞물린 2011년이나 이라크 전쟁과 사스(SARS) 사태로 여객이 급감한 2003년,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당시 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500억원을 넘지 않았다. 메르스가 창궐한 2013년 2분기 손실은 26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1조6030억원, 영업적자 1634억원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7232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LCC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영업손실은 각각 830억원, 680억원, 469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매출은 최소 58%, 최대 64%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등 실적 전망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거나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비상장사인 경우를 포함하면 손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3월 말부터 시작한 전 노선 ‘셧다운’을 연장하기로 했다. 국내선은 오는 5월, 국제선은 6월까지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운항 재개 시점을 다음달로 미뤘다. 신생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은 3월 여객수가 1월 대비 80% 감소했다.

지상조업사나 2, 3차 지상조업 협력사까지 모두 포함하면 적자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는 줄도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전제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50명 안팎을 인위적 감축하기로 했다.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는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100% 자회사 이스타포트와도 계약을 해지했다.

항공사로부터 일감을 받아오던 지상조업 협력사들은 이미 붕괴가 시작됐다. 대한항공 기내식 운반 업체인 케이텍과 아시아나항공 기내 청소 및 수하물 운반업체인 케이오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일부 직원을 정리해고했다. 대한항공 지상조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한국공항의 하청업체도 경영난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기내 청소 용역을 맡는 한 협력사는 최근 폐업 신청을 했다. 몇몇 업체는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월부터 인력감축에 나서면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중 ‘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항공 등 기간산업 지원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지만, FSC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바 있다. 또 착륙료나 주기료 등 비용을 한시 면제키로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 해외 각국 정부가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리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정부의 회사채 지급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 탓에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원 조건도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신용도가 낮거나 부채비율이 높으면 이자부담이 커지게 된다. 항공사의 경우 리스 항공기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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